“주민 굶어죽는데 폭파쇼 하나”…1800억짜리 도로 날린 홧김 퍼포먼스
정부 예산 1800억 투입 사업
北, 사전 예고후 보란듯 파괴
공동연락소 폭파한 것처럼
관계정리 강한 의지 내비쳐
“폭발력 생각보다 크지 않아
내부단속용 퍼포먼스”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민족·통일 개념을 폐기하며 남북관계 자체를 부정하고 나선 것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물리적 단절조치에 주력하며 ‘적대적 두 국가’ 체제 굳히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5일 북한군은 경의선과 동해선 등 대표적인 남북 연결통로의 북측 구간 시작점에 가림막을 치고 폭약을 설치해 포장 도로의 아스팔트 부분을 깨뜨렸다.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해 언론에 제공한 영상을 살펴보면 북측은 경의선의 경우 개성시로 향하는 군사분계선(MDL) 바로 뒤 10m 지점에 바짝 붙여 가림막을 설치하고 폭파 작업을 진행했다. 가림막은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라고 쓰인 표지판 바로 옆에 설치됐다.
영상에는 북한군 관계자들이 100여 m 밖에서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폭파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도 식별됐다. 북측이 폭발 이후 불도저와 굴삭기, 트럭 등 중장비를 투입해 잔해물을 치우는 모습도 군이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 북측은 동해선의 경우에는 도로는 물론 일부 남아있던 철로 일부까지 폭파했다. 경의선 구간은 MDL과 가까운 70m, 동해선 구간은 MDL 인접 40m 정도를 폭파했다.
군은 북한군이 폭파를 준비하면서 일정 거리에 접근할 때마다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이날 폭파 직전에도 “지금 당신들의 행위는 우리에게 위협이 되고 있고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때문에 당장 멈추라”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군은 북한군의 폭파에 따른 위험반경을 약 500m로 설정해 사전에 장병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앞서 북한군은 지난 9일 총참모부 보도를 통해 경의선·동해선 도로·철도에 대한 철거 방침을 공식화하고, 이를 유엔군사령부에도 통보한 바 있다. 이어 엿새 만인 이날 실제로 폭파에 나섰다.
다만 이번 북측은 이번 폭파 작업에서 실제 폭발력보다는 상징성을 앞세워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를 펼친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북한이 이른바 ‘무인기 평양상공 침범’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를 단속하고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같은 폭파 작업을 공개적으로 펼쳐 내부 선전에 활용할 개연성도 크다.
군은 북한이 향후 폭파 지점에 대전차방벽 등의 상징적인 장애물을 세워 남북 간 연결도로가 단절됐음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군은 이날 북측이 폭파 작업을 진행한 이후 MDL 이남 지역에 K4고속유탄기관총과 K6 중기관총을 동원해 수십 발의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 북측은 이러한 경고사격에 대해 별다른 대응사격에 나서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의 GP(감시초소)나 GOP(일반전초)에 배치된 무기체계 중 사거리와 사격 이후 안전 등을 고려해 (대응사격시) 적절한 무기체계를 지정한 매뉴얼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경고사격이 북한군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에 대응한 정당한 자위권 차원의 조치라고 밝혔다. 또다른 군 관계자도 이번 대응사격이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전협정을 거듭 어기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임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남북 연결 도로·철도 폭파를 강력 비난하며 정치적·경제적 책임을 물었다.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을 통해 북한이 4년 전 일부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당국자들이 1년 넘게 함께 근무했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을 지적했다. 통일부는 “이러한 퇴행적 행태를 반복하는 북한의 모습에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통일부는 “경의선, 동해선 철도와 도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되어 온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이라며 “북한의 요청에 의해 총 1억 3290만 달러(약 1810억 원)에 달하는 차관 방식의 자재장비 제공을 통해 건설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차관에 대한 상환의무가 여전히 북한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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