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동아마라톤 멤버십이 되지 않았다면 혼심을 다해 SUB4에 도전할 계획이었는데
3주 후 서울 동아마라톤을 대비하여 마라톤 페이스 연습으로 변경...
집이 월드컵경기장에서 3정거장 거리라서 아침 6시반쯤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지하철 타고 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셔틀버스도 엄청 많이 운행돼서 신기했다.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이 많은 대회지만...
내 기준에서는 이만하면 잘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출발 전부터 너무너무 추운 날씨에 오들오들 떨었다.
적당히 몸을 풀어주고 시간 맞춰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대구 시장의 개회사에 야유가 곳곳에서 나왔다.
나 역시 정치적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라톤 대회의 주최측으로 나온 시장에게
야유를 보내는 건 다소 아쉬웠다.
배동성 아저씨의 시원한 출발 사인에 대회가 시작됐다.
나는 SUB4가 목표기 때문에 30km 혹은 35km 까지 SUB4 페이스도 달려보기로 했다.
마음은 5분40초 이븐페이스로 달리자고 했지만
오늘도 역시나 오버페이스...
20km 까지 5분~5분20초로 너무 무리해서 달렸다.
25km 지점에서부터 페이스가 확 떨어진다.
32km 지점부터는 이 악물고 달렸다가는 부상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결국 걸을 수 밖에 없다.
32km~40km까지를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그래서 데미지는 확실히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 2km와 곳곳에서 만나는 업힐에서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달리고자 노력했다.
작년 춘천마라톤에서 4시간21분으로 완주했고
오늘 약 4분 단축됐다.
사실 걷지 않고 천천히 달리기만 했으면 SUB4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가정에 불과하다.
부상을 입어서는 안된다는 강박이 몸과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다.
4분 빠른 PB 였지만 부끄럽게 느껴진다.
피니쉬 라인 1km 전에 가족들이 나와 응원을 해줬다.
딸래미가 풍선에 응원메시지를 적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기어이 완주를 하고 걸어서 식사를 하러 가는데 너무너무너무 추웠다.
몸살 예약...
그리고 피봤다...
소어 카프슬리브 하단부가 까슬까슬해서 달리는 내내 거슬렸는데 기어이 상처가 났네...ㅠㅠㅠ
날씨가 최대의 난관이었던 대구 국제마라톤
풀코스는 내 나름대로 쾌적했다고 생각하는데 하프와 10km의 운영은 어떠했을지 모르겠다.
나는 완주타올의 단추가 고장났는데 교환을 해주지 않았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 나온 사람에게 따지고 싶지 않아 그냥 받아 나왔다.
티셔츠 등 여러가지 운영면에서 보완하고 보완해서 누구라도 메이저 대회라고 여길 수 있는 대회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오늘 무척 추운 날씨에 먼 대구까지 와서 고생한 수만명의 러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