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LPG 단점 빼면 준수한 기아 ‘스포티지 LPi’
기아가 LPG(액화석유가스)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LPG SUV는 그간 국내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QM6만 존재했는데, 스포티지 LPG와 함께 쌍용차도 토레스 LPG를 내놓으며 격전지가 됐다.
서울에서 근교까지 약 150㎞ 시승한 스포티지 LPG는 저렴한 연료비와 준수한 주행감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LPG차의 고질적 단점이 낮은 출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달리기 성능이 준수하다는 건 꽤 장점이다. 다만 LPG차의 태생적 한계로 연비가 낮아, 기름차보다 주유소를 자주 찾아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스포티지 LPG는 전장(차 길이) 4660㎜, 전폭(차의 폭) 1865㎜, 전고(차 높이) 1660㎜다. 스포티지 LPG는 가솔린·디젤 스포티지와 차체 크기와 디자인이 같다. 전면은 기아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Tiger Nose) 라디에이터 그릴과 알파벳 ‘V’를 옆으로 눕힌 것처럼 생긴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눈에 띈다. 직선적이고 굵은 기아의 모습이다.
엔진은 현대차가 개발한 직분사 LPi 엔진을 탑재했다. 일반 LPG 엔진은 엔진에 LPG 연료를 투입하기 전 액체 상태 연료를 기체로 기화하고, 이를 엔진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겨울에 가스가 기화하지 못하며 시동이 안 걸리는 단점이 있는데, LPi 엔진은 액체 연료를 엔진에 직접 분사한다. ‘LPG차는 겨울에 취약하다’는 통념을 없앤다.
스포티지 LPG는 스마트스트림 L2.0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146마력, 최대 토크 19.5㎏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스포티지 1.6가솔린 터보(180마력)보다는 출력이 낮고, 경쟁 모델인 르노코리아 QM6 LPe(140마력)와 비교하면 출력이 비슷하다. 토레스 LPG는 165마력의 출력을 내는데, 스포티지·QM6와 달리 가솔린 차량을 LPG 바이퓨얼(Bi-Fuel·두 가지 연료를 사용) 차량으로 개조해 두 가지 연료를 번갈아 쓰는 방식이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스포티지 LPG는 공도 주행에서 부족함 없이 달렸다. ‘LPG차는 출력이 부족해 잘 치고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통념인데, 스포티지 LPG는 고속도로에서도 힘이 달리지 않았다. 뛰어나진 않지만 불만은 없는 수준이다. 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만큼 실내 정숙성은 강점이다. 엔진음과 주행 소음이 적어 SUV가 아닌 세단에 탑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스포티지 LPG의 복합 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9.1㎞/ℓ다.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18인치 타이어) 복합 연비는 12.3㎞/ℓ로, 스포티지 가솔린 대신 LPG를 선택하면 연간 약 27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승용차의 연간 평균 주행거리 약 1만4000㎞를 기준으로 하면 스포티지 가솔린은 연간 약 1138ℓ의 가솔린, 스포티지 LPG는 연간 약 1538ℓ의 LPG가 필요하다. 지난 3일 기준 가솔린은 전국 평균 리터당 1579.35원, LPG는 전국 평균 리터당 994.41원이다. 1만4000㎞를 주행할 때 스포티지 가솔린은 약 180만원, 스포티지 LPG는 약 153만원을 쓰는셈이다. 최저가 트렌디 트림 기준으로 스포티지 가솔린은 2474만원, 스포티지 LPG는 2538만원으로 64만원 비싼데, 약 3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는다.
스포티지 LPG는 완충 시 총 64ℓ LPG를 탑재한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82㎞를 달린다. 150㎞를 달리는 동안 계기판의 연료게이지가 F(Full)에서 4분의 3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행 도중에도 연료게이지가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트렁크 바닥에 연료탱크가 들어가며 적재용량이 줄었다는 점도 아쉽다. 스포티지 LPG의 적재용량은 442ℓ로 가솔린(637ℓ) 대비 195ℓ 작다.
스포티지 LPG의 가격은 ▲트렌디 2538만원 ▲프레스티지 2714만원 ▲노블레스 2965만원 ▲시그니처 328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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