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풀카운트] 쑥대밭이 된 롯데 내야, 노진혁이라는 '오래된 미래'가 필요한 이유

- 2년 연속 1군 캠프 탈락의 수모 딛고 긴급 콜업… 7경기 20타수 6안타 OPS .941, 이건 그냥 운이 아니다
- 고승민·나승엽 징계에 한동희마저 이탈… '창피하지 않게 뛰겠다'는 37세 베테랑의 절박한 각오
- 경기 후에도 그라운드 남아 1루 수비 연습 자청… 후배들 복귀 전까지 팀 공백 메워야 할 임무 막중

야구는 늘 그렇다.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가 딱 그 상황이다.
개막을 앞두고 계산이 완전히 틀어졌다.
주전 내야수들이 연달아 이탈했다. 징계와 부상이 겹쳤다.
고승민과 나승엽이 빠졌고, 한동희까지 부상으로 멈췄다. 한순간에 내야 구성이 공백 상태가 됐다.

그래서 다시 호출된 이름이 있다.
바로 노진혁이다.
조금 아이러니한 장면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1군 구상에서 멀어진 자원이었다.

FA 50억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최근 2년의 성적은 그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타율은 속절없이 떨어졌고, 출장 기회도 줄었다.
결국 1군 스프링캠프에서도 밀려났다.
#롯데 노진혁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그런 선수가 지금은 다시 중심에 서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타격은 분명 달라졌다.
단순한 안타가 아니다. 장타가 섞여 있고, 출루도 만들어낸다.
LG전 멀티 출루, 키움전 장타, 그리고 중심타선에서의 타점 생산까지. 숫자보다 흐름이 살아 있다.
이건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잔류군에서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빠른 공 대응을 위해 타격 타이밍을 조정했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물론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익숙하지 않은 1루 수비에서 불안한 장면이 나왔다.
경기 후 추가 훈련을 통해 보완하는 모습이 포착되지만, 시즌 내내 버틸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이 상황을 정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노진혁은 ‘해결책’이 아니다. 아직은 ‘대안’이다.
하지만 이 대안이 길어질 수도 있다.
롯데의 변수는 복귀 시점이다. 징계 선수들의 합류, 부상자의 회복.
이 타이밍이 늦어지면 노진혁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커진다. 반대로 빨라지면 다시 경쟁으로 돌아간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버틸 수 있느냐?
짧은 반짝이 아니라, 일정 기간 이상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타격에서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고, 수비에서 최소한의 안정감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이건 단순한 성적의 문제가 아니다.
노진혁에게 이번 시즌은 커리어의 분기점이다.
FA 계약 이후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역할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금 기회를 살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지금의 몇 경기, 몇 타석이 중요하다.

롯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팀은 지금 시간을 벌어야 한다. 주전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버틸 카드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노진혁이 해준다면, 시즌 전체 그림이 달라진다.
결국 질문은 단순하다.
다시 온 기회, 노진혁은 잡을 수 있는가?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노진혁의 통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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