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콘크리트 벽으로 감싸고 흐름으로 잇는 집

BREATHE & FOREST

주택에 대한 동경이 자라 든든한 집으로 나타났다. 신비롭고 웅장한 집으로 지어지기 위해 콘크리트라는 날 것의 벽을 두르고 공간을 품어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울산광역시 북구
대지면적 ≫ 240.90m²(72.87평)
건물규모 ≫ 지상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자녀2)
건축면적 ≫ 120.08m²(36.32평)
연면적 ≫ 197.14m²(59.63평)
건폐율 ≫ 49.85%
용적률 ≫ 81.8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10.63m
구조 ≫ 기초 –철근콘트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단열재 ≫ T30 준불연 단열재 비드법보호판 2종1호(가등급) 100㎜
외부마감재 ≫ 벽 - 민무늬 노출콘크리트, 골문양노출콘크리트, 지붕 - 징크판넬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비닐페인트, 콘크리트, 퀄커스 목재 / 바닥 - 강마루, 마모륨 / 천장 - 친환경 비닐페인트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조명 ≫ 샹드리에, 벽부등, 펜던트등, 매립형 라인등, led 조명등
계단재, 난간 ≫ 유리난간
중문 ≫ 자체제작
방문 ≫ 자체제작
붙박이장 ≫ 자작나무 자체 제작
데크재 ≫ 하드우드
창호재 ≫ 43㎜ 투명로이삼중유리
열회수환기장치 ≫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도시가스, 재생에너지원 등
조경 ≫ 빈 조경
전기·기계 ≫ 보명 엔지니어링
설비 ≫ 보명 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세운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아날로그 디자인 www.alog.co.kr
감리·설계 ≫ 쿨트라건축건축사사무소 052-900-0093 www.culturaarchi.com

바깥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관입된 매스. 보이는 묵직함과는 달리 안은 비어 있다.

진중한 연결이 만드는 공간의 흐름,
공간의 숲에서 완성되는 독특한 일상.

건축주가 오랫동안 은은하게 품어 왔던 집에 대한 꿈이 좋은 기회라는 흐름을 타고 집짓기로 이어졌다. 우연한 기회였지만, 한 번 불붙은 집에 대한 열정은 누구 못지않았다. 유명한 집들을 직접 보기 위해 전국을 다녔고, 해외주택 도서도 적극적으로 탐독했다. 주택을 한 채 한 채 눈에 담을수록 그의 이미지는 명확해져 갔다. 건축가를 찾은 건축주는 신비감을 주는 집, 모던하면서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집, 주변 시선으로부터 보호되면서도 공간감과 입체감으로 둘러싸여 가족의 일상을 추억으로 채울 수 있는 집을 요청했다.

그리고 주변 분위기에 영혼 없이 맞추거나 매매에 유리한 것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보다 ‘내가 짓고 싶은 집에 부합하는 재료나 공법’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달했다.
그 바람은 건축가의 손을 거쳐 커다란 덩어리가 주는 묵직함과 노출콘크리트 마감의 과감함, 지루하지 않은 질감의 변화로 오가는 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함부로 안을 드러내지 않는 집으로 완성되었다.

강렬하고 뚜렷한 직선으로 이뤄진 가운데 커다란 매스가 비스듬히 꽂아놓은 듯한 형태는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주택의 노출콘크리트는 단순히 외부의 장식적인 역할을 넘어 건물의 조형적 요소와 매스감, 실내외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장치로 적용되었다. 나머지 외벽과 관입된 매스는 서로 질감을 달리해(민무늬-골문양) 웅장함을 극대화했다.

관입된 매스의 안쪽 부분. 가벽으로 형성된 이 부분은 또 다른 마당이 되면서 빛의 유입 통로가 되기도 한다.

입면만큼 진입도 독특하다. 건물에서 이어나온 날개벽 안쪽으로 돌아들어서 조그만 마당을 지나서야 실내로 들어서는 현관이 나타난다. 짐짓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실외에서 실내로 옮겨가는 전이공간으로서 방문자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가벽은 실내에서는 각 실마다 시선을 차단하면서 마당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해를 내부로 깊숙하게 끌어들인다.

실내는 층별로 역할이 나뉘기 보다는 수직방향을 포함한 권역별로 역할이 나뉜다. 주택의 중앙부는 1층과 2층을 통틀어 거실과 식당 등의 매개공간으로 설정되었다. 매개공간의 서쪽으로는 안방과 드레스룸이 1~2층에, 동쪽으로는 2층에서부터 다락에 자녀들 공간이 놓였다. 이는 매개공간의 계단과 별도로 수직적인 연결이 이뤄진 것이다.

주택은 외견상 묵직한 노출콘크리트와 가벽의 존재로 갑갑하고 단절돼 보이기 쉽다. 하지만, 외부와 실내, 공간과 공간, 가족 간의 연결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 덕분에 오히려 안에서는 유기적으로 서로 소통하며 건축가가 붙인 이름인 ‘숨숲’을 그대로 구현해내고 있다.

현관은 가벽으로 가볍게 외부 시선을 걸러 준다.
높은 층고와 열린 구조, 천창의 활용 덕분에 상당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의 매개공간.
1층 거실의 역할을 하는 매개공간. 안쪽으로는 안방이 자리한다.
외부의 노출콘크리트는 실내와의 대비감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남쪽 마당에서 실내를 바라본 모습.
모임거실로 활용되는 2층 매개공간. 비스듬히 놓인 천창이 독특한 조형감을 연출한다.
안방과 안방 마당의 모습. 각 실별로 마당을 갖추고 있다.


매개공간의 계단은 스킵마당과 상영스텝을 거쳐 다락까지 이어진다.
BUILDER’S SAY : 중단열 단열재 고정과 외부 물끊기 디테일
노출콘크리트는 구조체가 마감재 역할을 같이 하기 때문에 그 반대편에 단열재가 놓이게 된다. 외부에 노출콘크리트를 했다면 내단열이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외부를 함께 노출한다면 이때는 중단열이 이뤄져야 한다.
중단열은 구조체를 완전히 타설하고 단열재를 부착한 다음 치장콘크리트를 세우는 방식, 단열재를 함께 넣고 일체타설 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후자의 경우에는 타설 시 단열재가 밀려 철근의 피복량(콘크리트 부착량)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단열재를 합판 등으로 강도를 보강해 넣음으로써 예상되는 우려를 줄일 수 있다.
한편, 외부 노출콘크리트의 경우 외관을 망치는 요소 중 하나가 물 얼룩이다. 물 얼룩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핵심은 물 끊기다. 제대로 물 끊기가 이뤄지지 않은 노출콘크리트는 1년만에도 파라펫과 창틀을 중심으로 얼룩이 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후레싱이나 구배 등으로 우수 처리에 신경을 쓰고, 발수제를 적정 시기마다 도포해주는 것이 좋다.
2층과 다락 사이에 놓인 스킵마당. 마당이 부족한 주택에 프라이빗한 외부공간이 되어 준다.
매개공간 최상층에 자리한 상영스텝에서는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영화나 영상을 즐기고 교류한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이한울(나르실리온)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2년 12월호 / Vol.286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