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프로 선수에게 건네는 말…“클리닉 가지 마라”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김양희 기자 2024. 9. 26. 10: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5 신인드래프트가 끝났다.

'예비' 프로 선수들은 출발선은 같지만 모두가 똑같은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프로 지명 뒤에 야구 클리닉 등에 가서 폼 등을 만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로 구단이 해당 선수를 뽑은 것은 고교 경기 때 모습 때문이다. 더 빨리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사설 클리닉에서 그 짧은 한 두 달 기간에 폼을 바꿔 오는데 이는 구단에 혼란만 준다"고 했다.

예비 프로 선수들은 빠르면 10월 중순부터 각 팀 마무리 훈련에 합류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명 팀 본격 합류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각 구단 지명을 받은 선수들과 허구연 KBO 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 신인드래프트가 끝났다. 드래프트에 지원한 1197명 중 110명 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110명은 이제 또 다른 정글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9.2%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으나 앞길은 더 험난하다. 지금부터는 같은 포지션의 프로 선배들과의 경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각 구단 신인 지명자들은 메디컬 테스트를 이미 끝냈으며 현재 계약을 마쳤거나 계약 과정에 있다.

‘예비’ 프로 선수들은 출발선은 같지만 모두가 똑같은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계약금, 즉 구단의 투자금만큼 기회는 차별화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를 예로 들면, 계약금 5억원을 받은 선수(1라운드 정현우)와 3000만원을 받은 선수(11라운드 장동준)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기회’란 시간적 의미다.

보통 1~3라운드 지명 선수는 상당 기간 기다려준다. 잠재력을 보고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하위권 지명 선수들에 대한 평가 기간은 짧고 냉정하다. 프로 2~3년 차에도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1군 데뷔 없이 가차 없이 방출될 수 있다. 중·하위 순번으로 지명된 선수들은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프로 입단 전 과욕은 금물이다.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프로 지명 뒤에 야구 클리닉 등에 가서 폼 등을 만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로 구단이 해당 선수를 뽑은 것은 고교 경기 때 모습 때문이다. 더 빨리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사설 클리닉에서 그 짧은 한 두 달 기간에 폼을 바꿔 오는데 이는 구단에 혼란만 준다”고 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구단들은 고교 시절 투구/타구/수비/주루 모습을 보고 지명을 한다. 얼추 예비 선수 맞춤형 훈련 계획도 짜두는 편이다. 하지만 사설 야구 클리닉 등에서 조언을 받고 새로운 폼 등을 익혀 오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한 비수도권 구단의 ㄱ 단장은 “예전에 드래프트로 선발된 일부 선수들이 마무리훈련에 합류했는데, 영상에서 본 것과 너무 달라져 있었다. 사설 클리닉에서 폼 등을 바꿔왔는데 뜨악했다. 결국 이 선수들은 2년 내 전부 방출됐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잘해 보고자 하는 욕심이 화를 부른 사례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프로 팀 합류 전 예비 신인들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수도권 구단의 ㄴ 2군 감독은 “부상 안 당하는 몸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1라운드 지명 선수 등 일부를 제외하고 1군에서 곧바로 기회를 갖는 선수는 드물다. 적어도 1~3년은 2군에서 버틸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부상을 당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수도권 ㄷ 감독, 비 수도권 ㄹ 감독 또한 “메디컬테스트를 끝냈으니까 1차적으로 몸 관리가 중요하다. 프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몸이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단장도 “프로의 몸은 다르다. 짧은 기간 또 다른 기술을 습득하기 보다는 프로 생활을 위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군 생활 중 1군 데뷔를 빨리 하려면? 자발적 훈련이 답이다. ㄴ 2군 감독은 “예전에는 감독, 코치가 강제적으로 훈련을 시켰으나 요즘은 아니다. 스스로 자기개발을 꾸준하게 해야만 한다”고 했다. 더불어 열린 사고도 아주 중요하다. ㄱ 단장은 “구단 코치진이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자 얘기해도 메이저리그 유튜브 등을 예로 들면서 말을 전혀 안 듣는 선수가 있다. 소통이 안 되면 자기 손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ㄹ 감독 또한 “자기 고집이 너무 세서 안 고치려는 선수가 더러 있다. 이럴 때는 그냥 놔두고 다른 선수를 더 가르치고 육성하면 된다.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라고 했다.

예비 프로 선수들은 빠르면 10월 중순부터 각 팀 마무리 훈련에 합류한다. 이들 중 몇몇은 미야자키 교육리그에도 참가하게 된다. 1주일에 6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만 만들되, 귀는 활짝 열고 프로선수 첫 발을 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