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두 벽돌집 '북위례 화목家 & 아늑한家'

[다가구주택 특집] 같이 사는 집, 가치 있는 집 ③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매의 집이 각각 들어섰다. 아이들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에 건축의 부담을 줄인 임대세대를 같은 듯 다른 개성 있는 든든한 벽돌집에 차곡차곡 쌓았다.


ARCHITECT’S SAY

건축할 대지의 상황이 허락한다면 다양한 모양의 단독주택 같은 느낌의 다가구주택 건축이 가능하다. 예산 부담 때문에 작게 건축하기보다는 임대라는 방법을 통하여 건축비를 확보해 제대로 된 건축을 하는 게 길게 보면 좋은 선택이다. 거주성과 임대성을 고려하여 임대세대는 단기 렌트에 적합하거나, 신혼부부 정도에게 장기임대를 줄 수 있는 크기로 잡았고 각 세 가구 모두가 전용 출입구를 갖는 주택이 되도록 하였다.

전면 도로의 외부 시선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갑갑함을 덜기 위해 벽돌 영롱 쌓기를 적용한 아늑한가.
왼쪽은 남동생네인 화목가, 오른쪽은 누나네인 아늑한가.

작년 봄 어느 날,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위례 택지개발지구에 주택 2채의 설계를 의뢰받았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는 필지였다. 건축주분은 딸 부부와 아들 부부에게 1채씩 집을 지어주고자 하였다. 남매 부부는 각각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젊은 부부였고,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는 것을 꿈꾸며 이 땅을 만났다.

건축가 입장에서 택지개발지구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지와 인접 필지의 컨디션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참고할 context가 없다는 것이다. 두 집은 도로에서의 진출입 방향과 남쪽으로의 방향 외에는 땅의 크기, 모양, 경사도 등이 거의 같다. 지구단위계획에서 유도하는 경사지붕 설치 의무비율과 외벽마감재의 색상 제한도 모두 비슷한 느낌의 결과물들이 만들어질수 있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두 집 모두 건축비 절감과 건축주의 기호에 따라서 같은 외벽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따라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집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HOUSE PLAN  *화 : 화목가, 아 : 아늑한가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송파구
대지면적 : 화-274.70㎡(83.09평) / 아-280.70㎡(84.9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세대) : 화-3명(부부 + 자녀1) / 아-4명(부부 + 자녀2) / 각 3세대(주인세대 + 임대세대2)
건축면적 : 화-136.38㎡(41.25평) / 아-140.12㎡(42.38평)
연면적 : 화- 215.35㎡(65.14평) / 아- 216.62㎡(65.52평)
건폐율 : 화-49.65% / 아-49.92%
용적률 : 화-78.39% / 아-77.17%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화- .09m / 아-8.97m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 : 벽 - PF보드 90㎜ / 지붕 - 경질우레탄폼 220㎜
외부마감재 : 삼한 C1 점토벽돌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수성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강마루
욕실·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거실 가구 : 현장제작
조명 : 건축주 직구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위 착색 스테인
현관문 : 현장제작
중문 : 이건 자동중문
방문 : 현장제작
창호재 : CERTES 알루미늄 창호
열회수환기장치 : LG 휘센 천장 매립형 환기시스템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건축주
전기·기계·설비 : 세원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전우구조
시공 : ㈜하음종합건설 박복선
감리 : DSP건축사사무소 노경옥 / 한도시건축사사무소 김지한
설계 : ㈜테바건축사사무소 한상환, 이종혁, 이찬희

화목가의 외부 모습. 임대세대 출입구는 담으로 직접적인 시선을 차단해주고 주인세대 출입구와 동선이 겹치지 않게 배려했다.
아늑한가의 우측면. 주인세대 입구의 캐노피를 제외하곤 돌출 없이 담백하다.
아늑한가 주인세대 출입 동선의 계단실은 영롱쌓기 벽 틈새로 새어나오는 빛으로 자연스럽게 채광과 그림자 연출이 이뤄진다.

총 2층 규모의 주택은 1층에 임대 가구를 넣고, 2층에 가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세대를 분리하였다. 다가구주택이지만 최대한 단독주택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용계단실을 두지 않고 임대 가구와 진입 동선을 분리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다. 내부는 거실의 천장고를 높이고, 거실 상부 오픈을 통해 다락과 공간적으로 연계시킴으로써 복층구조의 집을 만드는 것과 아직은 어린 자녀를 둔 부부가 자녀와 다양한 공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으로 계획 방향을 설정하였다.

화목가 현관 앞에서 보는 복도와 다락. 정면으로는 욕실이, 좌우측으로는 침실과 안방이 놓였다.
지붕선을 따라 놓인 긴 화목가의 지붕창으로 주방은 풍부한 채광이 가능하다.
화목가의 거실. 왼편 아치 도어는 서재와 안방으로 이어지며 크게 안방-드레스룸- 복도-주방-거실-서재-안방으로 이어지는 순환동선을 이룬다.

남향인 ‘화목家’는 다락으로 오르는 실내계단이 평면의 중심에 놓이며 계단 주변으로 거실, 침실, 서재, 욕실 등의 단위 실을 배치했다. 이로 인해 필지 전면 방향인 남쪽으로 가장 넓게 거실과 주방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했다. 거실은 남동쪽의 코너창을 통하여 청양산을 바라볼 수 있으며 창가에 앉아 햇살을 즐길 수 있도록 윈도우시트를 계획하였다. 실내계단을 중심으로 배치된 각실들의 문을 열어두게 되면 어린 자녀가 마치 운동장을 돌 때처럼 마음껏 모든 공간을 뛰어놀 수 있는 집이 된다. 계단을 통하여 다락에 올라가면, 옥상 테라스가 펼쳐진다.

아늑한가의 주방 겸 식당. 중정으로 천장 끝까지 채운 창을 둬 공간의 볼륨감과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아늑한가의 다락. 지붕선이 만드는 독특한 형태감이 공간에 재미를 더한다.
거실과 다락을 잇는 계단실에는 책장과 평상을 두어 아이들의 독서방이자 놀이방이 되어준다.

북향인 ‘아늑한家’는 남향의 햇빛을 받기 위하여 창을 크게 계획한다면 자연히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생길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도 채광을 위해 집의 중심에 중정을 만드는 방식으로 계획하였다.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서 정면에 바로 보이는 중정은 거실, 주방, 다락, 안방까지 모든 공간을 환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 주방 천정은 다락이 없이 지붕까지 트인 공간으로 만들어서 집안일을 하면서도 중정을 통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다락으로 오르는 실내계단을 따라 높게 올라가는 책장을 만들고, 하부에 평상을 만들었다. 가족들이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보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실내계단을 올라가면 책장 뒤로 숨겨진 작은 공간이 나온다.


SPACE POINT : 외장 벽돌

외벽이 벽돌로 마감된 주택의 건축과정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창호 선시공이다. 골조가 완성되면 먼저, 창문틀을 설치하고 창틀 주위를 꼼꼼하게 방수처리를 한 후 벽돌을 시공했다. 파쇄벽돌과 영롱 쌓기는 어떤 크기의 벽돌을 선정할 것인지에 따라, 어떻게 파쇄하고 배치할 것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설계과정 중에 직접 mock-up 및 3D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그 느낌을 가늠해보고 결정하도록 했다.

화목가 외벽과 담장에는 깨진 벽돌을 쌓았다.
담장에 적용한 깨진 벽돌은 필지 규제로 주택 형태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독특한 차별화 요소 중 하나.
임대세대의 마당에는 영롱 쌓기 담장을 적용,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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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한상환 : ㈜테바건축사사무소

Design Builder로 다수의 주택을 설계·시공하였으며, 현재 ㈜테바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TEBAH는 노아의 ‘방주’를 뜻하는 히브리어로, 성실함과 탁월한 기술력을 통하여 다음 세대에도 가치가 이어지는 건축을 하고 있다. 주요 관심 설계분야로는 주거 및 근린생활시설, 소규모 공공건축, 교회 건축이다.


02-582-3412 | www.tebah-architects.com</undefined>


글_한상환   |  사진_박초월   |  기획_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월호 / Vol.299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