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선 생환한 한동훈 “국민 뜻대로 정부·여당 쇄신 이끌 것”

김형원 기자 2024. 10. 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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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선] 與, 부산 금정·인천 강화 지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옛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텃밭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뉴스1

16일 치른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텃밭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취임 후 처음 지휘한 선거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2대2′ 무승부를 이룬 셈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 캠페인 과정에서 이른바 ‘명태균 폭로’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돼 국민의힘은 한때 수세에 몰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발 악재로 동요하는 민심을 확인한 셈”이라며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한 대표가 리더십에 대한 당내 도전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게 된 만큼 여권 정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고 했다. 특히 접전이 예상되면서 한 대표가 막판 집중 지원 유세에 나선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20%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조치를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밤 페이스북에 “국민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것”이라고 썼다.

부산 금정은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꼽혀온 선거구다. 1995년 이후 치러진 9차례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 계열 후보나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가 8번 당선됐다. 실제 선거전 초반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낙승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6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김경지 후보로 단일화하면서 윤·김 후보의 접전 양상으로 흘렀다. 명태균씨 폭로 등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까지 증폭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투표함을 열어보니 윤 후보가 김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득표율 차로 앞섰다. 지역 정가에선 선거 막판 민주당 김영배 의원 실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고(故) 김재윤 구청장이 뇌출혈 등으로 사망해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혈세 낭비”라고 공격했다가 역풍에 부딪히자 사과했다. 김 의원 발언이 지역 정서를 건드리면서 막판 보수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것이 국민의힘 분석이다.

강화군수 선거에선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박용철, 민주당 한연희 후보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박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국민의힘은 ‘텃밭’ 2곳을 모두 지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지난 4월 총선 때 국민의힘 후보가 27.5%포인트 득표율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이겼던 강화에서 이번엔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한 자릿수 득표율 격차로 이긴 것은 정부·여당에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금정을 7차례나 찾아 지원 유세를 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2위 후보를 13.25%포인트 득표율 차로 승리한 금정에서 패했다면 한 대표 리더십은 크게 흔들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지원 유세에서 김 여사 문제 해소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역 정가의 한 국민의힘 인사는 “김 여사 논란 등으로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보수 지지층과 중도층의 투표 포기를 막기 위해 ‘당정 단합’만을 외쳤던 종전 지도부 캠페인 방식에서 탈피한 것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 등 악재 속에서도 이번 재·보선에서 2승을 거두면서 한 대표는 당내 리더십을 강화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가 이번 재·보선 결과를 바탕으로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등을 요구하며 수평적 당정 관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친한계인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대표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지도 체제를 구축해 다음 걸음으로 가는 발판을 만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대표는 내주 초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번 재·보선을 치르면서 파악한 민심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리스크 해소 조치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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