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2030년까지 쇼핑몰 사업에 7조 투자..."타임빌라스 수원 첫 단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래형 쇼핑몰인 타임빌라스의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롯데백화점이 미래형 쇼핑몰 사업에 전력투구한다. 기존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양분돼 있던 국내 리테일 산업을 환기하고, 소비 주축인 25~35세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쇼핑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주거, 업무 공간 등이 한데 모인 복합 시설을 통해 지역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단 포부다. 오는 2030년까지 계획된 투자 금액만 7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을 마친 ‘타임빌라스 수원’이 이 프로젝트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타임빌라스로 명명된 미래형 복합쇼핑몰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이호설 롯데백화점 기획관리본부장, 이승희 롯데백화점 쇼핑몰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입해 국내에서만 쇼핑몰을 13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시장점유율 51%, 그해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매출(3조3033억원)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 구성비 역시 현재 1% 수준에서 30%까지 치솟는다.

정 대표는 “2030년이 되면 백화점 부문이 전체 롯데백화점 매출의 60%, 쇼핑몰이 3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쇼핑몰은) 롯데백화점의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본업 강화나 아울렛 확장이 아닌 쇼핑몰 개척으로 방향키를 선회한 건 높은 잠재력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지난 10년간 한국과 유사한 특성의 일본과 국내의 유통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국내 백화점은 매년 2% 성장하는 데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백화점이 구상하는 타임빌라스의 핵심은 ‘복합성’이다. 쇼핑몰과 백화점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물론, 롯데그룹의 자산과 연계해 쇼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주거, 업무, 컬처 및 아트 콘텐츠를 결합하는 게 골자다. 글로벌 건축가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인 만큼 일본의 아자부다이힐즈를 연상케 한 ‘멀티 콤플렉스’이자 지역 랜드마크로서 기대도 남다르다.

과거 백화점 및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해 둔 전국 9개 부지는 큰 기회 요인이다. 이들 사업 부지의 면적이 넓게는 24만평까지 분포해 있어 대규모 쇼핑 단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아울렛 7개점은 증축 및 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할 예정이다.

타임빌라스 수원... 미래형 쇼핑몰 첫단추

24일 그랜드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 외관 전경. /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24일 그랜드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이 프로젝트의 첫단추다.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이 단행된 만큼 그룹 차원의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5월 타임빌라스 수원으로의 선제적인 전환 후 지금까지 나타난 성과는 긍정적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신규 고객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고,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의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특히 2030세대 매출은 30%, VIP 고객 1인당 매출은 최대 9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 대표는 “VIP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고, 객단가 수준이 높아졌다는 건 수원을 벗어나 쇼핑하던 고객들이 타임빌라스 수원을 찾아주시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MD(상품기획)의 고급화 관점에서 과거 수원 백화점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올해 1월 직선으로 약 2km 떨어진 거리에 문을 연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수원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타필드 수원을 보고 타임빌라스의 세부적인 부분을 디자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말하며 “(리뉴얼 과정에서) 240개 브랜드를 저희가 폐점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스타필드 수원으로 간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