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도 뛰어든 생수시장..무한 경쟁에 삼다수 점유율 무너질까

코카콜라가 프리미엄 생수를 내놓은 가운데 생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 주목된다. 코카콜라 울림워터. / 사진 = LG생활건강

국내 생수 산업이 '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코카콜라음료가 프리미엄 생수를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생수 시장 부동의 1위 삼다수의 점유율 40%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생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코카콜라음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새로운 먹는 샘물 브랜드 ''Vio 휘오 울림워터'를 출시했다.  울림워터는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먹는 샘물으로 가격은 병 당 2000원이다.

울림워터는 코카콜라음료의 지배 회사인 LG생활건강이 지난 7년 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9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겨냥해 울릉군과 민·관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하고, 500억원(지분 87%)을 투자했다. 2021년에는 수도법 위반으로 환경부가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아 한 차례 사업이 무산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지난해 7월에도 울릉샘물에 200원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원 사격을 이어왔다.

LG생활건강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공을 들인 이유는 프리미엄 생수가 수익성이 높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리미엄 생수는 기존 생수와 품질 차별성 없이도 높은 가격에 판매돼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백화점·호텔 등 고급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업종에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울릉워터도 프리미엄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롯데백화점 29곳과 갤러리아 백화점 5곳 등 고급 서비스업종 위주로 입점 판매된다.

생수 시장은 정체된 내수 식품 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시장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9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74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시장은 유통망을 보유한 유통기업들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낮고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 지속 성장한다는 점에서 도전해볼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유통기업들이 속속들이 생수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은 무한경쟁 국면을 맞았다. 식품기업인 농심, 오리온, 풀무원 등도 생수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고 마트, 이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유통사도 저가형 자체 브랜드(PB)제품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이미 먹는 샘물 브랜드로 코카콜라음료의 '순수', 해태음료의 '강원평창수'를 보유하고 있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59개 업체의 210여개 브랜드 생수가 시장에 유통 중이다.

과열된 경쟁 속에 생수시장 순위의 지각변동도 감지된다. 현재 생수시장의 점유율 1위는 삼다수, 2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3위는 농심 백산수다. 하지만 업계 부동의 1위였던 삼다수는 올해 처음으로 점유율 40%대가 무너지며 아성에 금이 갔다.지난 10월 제주도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먹는샘물 오프라인 시장에서 삼다수는 39.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1위 삼다수가 흔들리며 코카콜라를 포함한 생수시장의 경쟁자들은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워터를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온 만큼 이번 출시가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소비자 접점과 판매 채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프리미엄 먹는 샘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