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대표작 '박하사탕'의 BIFF 첫 상영이후 제 인생 바뀌었다"[액터스하우스-종합]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설경구가 영화 '박하사탕'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상영이후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설경구가 지난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진행된 '액터스 하우스: 설경구'에 참석해 지난 30여년의 배우 활동을 돌아봤다.
설경구는 "지난 1999년 부산국제영화제 4회때 이번 영화제에 처음 참석했다. 그때는 수영만에서 했었다. '박하사탕' 때문에 왔는데 어리버리하고 눈을 어디다 둘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개막작이라 무대 올라오라고 하는데 문소리 등과 올라갔는데 관객들도 '쟤들 뭐지' 하는 눈으로 보시더라. 그때는 고개도 못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상영이 되고 2시간 10분만에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다. 상영하고 제가 구석에 몰려있고 관객들이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이더라. 2시간 10분만에 관객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런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은 (사람을)약간 설레게 만드는 곳 같다. 촬영을 많이 왔었는데 영화 '해운대' 때는 여기 살았고 특별히 어떤 장면이라기보다 순간순간이 좋았다. 해운대 바다를 보면서 멍해지면서 꽉 차게 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어떤 상황떄문이라기보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뚝뚝 떨어질 때 그런 순간순간에 가슴이 벅차더라"고 말하며 부산과의 인연을 털어놨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하우스'에 함꼐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몇년전부터 액터스하우스를 제안 받았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사람들의 눈빛을 받으며 앉아 있는게 부끄럽고 쑥스러워 몇차례 거절했다. 그런데 올해는 '보통의 가족'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내려 오게 돼 함께 하기로 했다. 허진호 감독님과 촬영한 '보통의 가족'으로 장동건, 김희애, 수현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대표작인 '박하사탕' 에피소드를 다시 이어갔다. 그는 "저는 제 작품을 잘 못본다. '박하사탕'은 특히 울음이 터져서 못보게 된다. 4회 부산영화제 때 '박하사탕' '송어' '새는 페곡선으로 난다' 총 세 작품으로 왔다. 부산에 숙소를 10일을 잡아주시더라. 옛날에는 길위에 신문지 깔고 술을 마셨다. 밤새워 마시곤 했다. 새벽 3~4시에 호텔에서 나와 다시 해장하고 술마시고 하던 시절이다"라며 웃은뒤 "외신 기자회견 때 잠깐 '박하사탕'을 본다고 들어갔다가 펑펑 울고 나왔다. 그때 상영 이후로는 못본다. 지금 이 작품을 말하고 있으니 뭔가 훅하고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님이 대본을 많이 보지 말라고 하셨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같이 한신 한신 해보자고 하셨다. 거의 비워서 갔던 기억이 난다. 현장 가면 감독님이 조근조근 배우를 조지셨다. 구석에 몰아넣고 그러셨다. 그래서 현장에 가면 이창동 감독님 앞으로 안돌아다녔다. 뒤로 다녔다. 눈도 안 마주치려고 했다. 이창동 감독님과 촬영이 다 끝나고 친해졌다. 마주 칠까봐 부담스러웠다. 마치 고양이에게 몰린 쥐 같았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어 "'박하사탕'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멀어지고 싶더라. '박하사탕'은 이렇게 이야기 나누고 있다가도 뭔가 훅하고 올라오는 작품이다. 이미 그 작품에서 떨어졌다고 느끼다가도 뭔가 훅하고 올라오는 것 보면 제 대표작은 늘 '박하사탕'이다. 무슨 작품을 하건 간에 이처럼 희로애락이 다 있었던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이어 변성현 감독이 연출한 '불한당'을 통해 기존 연기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배우란 한작품 한작품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 같다. 어떻게 하다 보면 반복되기도 한다.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하고 헤어를 잘라도 보고 별짓을 다 한다. 그러면서 다시 (새 작품을)하게 된다. 막 몰입한다고 매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하면서 다른 방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불편함이 너무 컸다. 처음에는 '이런 게 무슨 감독이야' 싶었다. '가슴골을 보여줘라, 턱선을 드러내라, 팔뚝을 드러내라'면서 신체 부위를 드러내라고 하더라. 배우가 감정을 드러내야지 무슨 그런 식의 지시를 하나 싶었다. 그래서 처음 10회차 촬영까지는 그대로 지켜봤다. '나의 PS파트너'가 감독 전작이었는데 '불한당'은 색채도 전혀 달랐다. 촬영감독과 미술감독 모두 초짜였다. 그런데 회차가 지나갈수록 너무 재미있더라. '이 친구들은 뭐지' 싶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집중을 안하면서도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다. 감독의 철저한 계산만 있다면 만들어가는 재미가 충분히 생기더라. 요즘 들어 느끼는 생각은 '메소드는 없다'는 거다. 요즘 함께 촬영하고 있는 홍경에게 '메소드는 없어'라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자산어보'에서 변요한과 호흡하며 보냈던 행복한 시간들에 대한 에피소드도 이어졌다.
설경구는 "요즘 현장에서의 제 역할이 후배들을 받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산어보'는 변요한이 연기한 창대의 성장 영화다. 저는 3분의 2지점부터 아예 안나온다. 창대가 세상 밖으로 나가는 영화다. 처음 이준익 감독님께 제안을 받았을 때 '제목이 자산어보가 뭐냐, 생선 이야기를 해서 어쩔거냐'고 툴툴 댔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하지마, 안해도 돼, 돈도 많이 못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대번 "할게요, 한다고요"라고 말씀 드리고 바로 시나리오를 읽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어보'를 촬영할 때 촬영지인 섬에 있을 떄 너무 많은 순간 자연을 보면서 행복했다. 극중 이정은 씨의 집이 절벽 위에 있는 집이었는데 거기 앉아서 '정은아, 너무 행복하지 않냐'고 말하곤 했다. 태풍이 막 지나갈 때 촬영팀은 전부 서울로 철수했는데 변요한과 저만 둘이 남아서 맥주 마시며 행복해 했다. 그런 순간이 많았던 영화가 '자산어보'다. 정약전의 얼굴에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모든 연기의 답은 시나리오에 있는 것 같다. 연기란 배우 혼자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닌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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