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실망?' 결혼식 축의금 기준은?

온라인에 올라온 축의금 사연. 왕복 4시간 운전해서 간 전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서 축의금 5만원 낸 뒤 밥은 먹지 않고 답례품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는데 날벼락같은 얘기를 들었다는 글쓴이. 또다른 동료가 왜 축의금을 5만원만 했냐며 신부가 축의금 액수에 실망했다는 거였다. 

전 직장 동료에게 건넨 축의금 5만원은 과연 실망을 할만한 액수였을까? 유튜브 댓글로 “적정한 결혼식 축의금 기준은 얼마인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 액수는 5만원이었다.

딱 잘라 ‘적정한 축의금 액수는 얼마이니 그만큼 내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 액수에 대한 통계 자료는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지난 3월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 액수를 물었는데 응답자 48%는 5만원, 40%는 10만원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짚어볼 건 응답자 대부분이 5만원 아니면 10만원으로 대답했다는 사실이다. 이건 5만원권이 등장한 영향도 큰데 결혼식 축의금 액수에서 3만원, 7만원 등 중간 지점의 비중이 크지 않다.

5만원과 10만원을 가르는 기준은 뭘까. 듀오에서 그 기준을 함께 물었는데 ‘당사자와의 친밀도’(남 81.3%, 여 85.3%)라는 응답이 대다수였고 ‘나의 경제적 상황’(남 10.7%, 여 8%), ‘주변 사람들이 내는 액수’(남 4%, 여 4%)가 뒤를 이었다.

당사자와의 친밀도는 어떻게 판가름할까. 이건 여론조사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서 2017년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 있다. 친한 친구와 친척은 ‘높은 친밀도 집단’으로 10만원 축의금을 주겠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 직장 동료와 업무 관계 지인, 학교 동창은 ‘낮은 친밀도 집단’으로 5만원 축의금을 주겠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다른 의견은 없을까. 결혼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선 식대 비용 이상이 적절한 축의금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경애 노블레스봄 대표
"최소한도 자기가 먹는 정도는 십시일반으로 해줘야 하지 않는가 싶어요”

참고로 아이니웨딩에서 2017년 서울 지역에서 결혼한 신혼부부 3000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강남지역 웨딩홀 1인당 뷔페 식대는 4만5000원~5만원, 강북지역 웨딩홀 식대는 1인당 3만5000원 수준. 최근 물가가 오르고 호텔 결혼식이 늘어나며 식대 비용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공직자와 언론인 등에게 허용된 축의금 액수는 5만원까지가 한계. 즉 아무리 물가가 올라도 법이 정한 적정 축의금 액수는 5만원까지라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① 가장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적절한 축의금 액수는 5만원이었고 ② 친구나 친척에겐 10만원, 직장 동료나 업무 관계 지인, 학교 동창에게는 5만원 축의금을 건네는 사람이 많으며 ③ 웨딩홀 식대 비용 이상을 내겠다면 5만원 이상, 김영란법에 맞춰 내겠다면 5만원 이하를 내면 된다는 것.

요즘처럼 주머니 사정 팍팍한 때에 축의금 자체만으로 부담이 큰 것도 사실. 결혼식 끝나고나면 얼굴 마주칠때마다 축의금 액수가 같이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결혼을 축하해주려는 그 마음들을 한번 더 헤아려보는 것도 중요하다.

김경애 노블레스봄 대표
"현금 말고 보여주는 것들에서도 본인의 마음을 담아서 그 예식에 참석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내가 정성과 마음을 다해서 시간을 내고 거기까지 가고 오고 이런 모든 것들. 그리고 거기 가서 하는 덕담, 또 사진 찍는 거 그런 모든 것들이 마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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