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장소 찍힌 ‘119 지도’…일주일 뒤 숨진 채 발견된 신고자

김광수 기자 2024. 10. 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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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이상을 느낀 50대 남성이 119에 신고했지만, 구조대원들이 사용하는 지도 시스템의 오류로 신고자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뒤 ㄱ씨의 주소를 카카오 지도 앱을 기반으로 하는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입력하고 구급 출동 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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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몸에 이상을 느낀 50대 남성이 119에 신고했지만, 구조대원들이 사용하는 지도 시스템의 오류로 신고자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해당 남성은 일주일 뒤 숨진 채 발견됐다.

1일 부산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9월8일 오후 5시31분께 50대 남성 ㄱ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아프니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 주소와 건물명, 호수를 말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뒤 ㄱ씨의 주소를 카카오 지도 앱을 기반으로 하는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입력하고 구급 출동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119가 도착한 곳은 ㄱ씨가 사는 오피스텔에서 200~300m 떨어진 도보 4분 거리의 건물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방당국은 ㄱ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계속했으나 ㄱ씨는 받지 않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결국 119는 ㄱ씨가 사는 건물을 10분가량 찾다가 포기하고 되돌아갔다. ㄱ씨는 추석 연휴 둘쨋날인 지난 15일 자신의 집에서 가족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ㄱ씨가 지번과 도로명을 섞어서 주소를 불러주고 119에서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카카오 앱을 기반으로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날 오작동이 됐다.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당황스럽다. 카카오 쪽에 오작동 사실을 알렸다.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쪽은 “카카오맵에서의 장소 정보는 이용자 제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받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에 대한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며 “최신 장소 정보는 서비스별로 반영 시점상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지도 서비스 사용시 위치 참조용으로 사용해야 함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박지영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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