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안 리모델링…건설사 신공법 각축전
- 건물구조 유지·삶의 질 향상
최근 부산지역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접수가 완료된 가운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정비사업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노후 아파트가 갈수록 늘어나고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며 재개발 여건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신축 아파트 수준의 성능과 디자인을 구현하는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받는다.

▮리모델링 규제 완화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지부진한 공급 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리모델링 규제 완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부동산 공급 대책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주택의 ‘1+1 쪼개기’ 분양을 허용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사업성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또 재건축처럼 주택건설사업자 등록 없이도 리모델링 사업 시행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초과환수제 적용 대상이 아니며 기부채납 의무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할 필요가 없어 최소 10년이 걸리는 재건축과 비교하면 사업 기간도 짧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1263만 가구 중 47%가 준공 20년 이상을 넘어섰다. 그러나 재건축은 안전진단 기준과 용적률 제한에 막혀 추진이 어렵고 기존 리모델링 방식도 공사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건설사들이 새로운 리모델링 해법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사, 새로운 방식 개발 주목
이에 주요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눈을 돌린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지에서 2000년대 초중반 준공한 12개 아파트 단지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2000년대 이후 지어져 건물의 물리적 구조 성능은 크게 저하되지 않았지만 공간 활용이나 각종 편의 등 노후화로 불편을 겪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이런 아파트는 이전 세대 건물보다는 사양이 고급이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서비스 수준이 낮고, 그럼에도 재건축이나 기존 방식 리모델링이 어려워 부분적 수선만 가능한 상황이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도 내·외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공간 재구성 설계, 로봇 친화형 환경, 인공지능(AI) 시스템, 맞춤형 커뮤니티 등을 적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하이엔드급 주거 구현이 목표라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기존 건물 구조를 유지해 안전성 검토 등 인허가 기간을 줄일 수 있고, 건물 철거를 수반하지 않아 2년 이내에 공사가 가능하며 자원 절약, 안전 리스크 최소화 등 이점도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하임랩(HEIMLAB)을 앞세워 생활밀착형 리모델링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임랩은 단순한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 단열·누수·공기질 같은 기능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종합 설루션을 제공한다. 전문 장비를 활용한 사전 진단, 1:1 디자인 상담, 3D 모델링 제안서로 시공 전 예상 결과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전담 디자이너와 시공 담당자가 함께 관리하고 시공 후 1년 뒤 ‘애프터 하임’ 서비스로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와 협약을 맺고 ‘디에이치 삼성’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공용부와 일부 세대만 공사해 사업 기간을 2년 미만으로 단축하고 조합 설립이 아닌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어 절차적 부담을 줄인 게 특징이다. 입주민은 거주하면서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희망 세대에는 층간소음 저감 구조와 고성능 창호 같은 인테리어 개선도 제공된다. 주차장 누수나 설비 노후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와 스마트 출입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은 집값이 워낙 높고 재개발·재건축 부담금도 너무 올라 리모델링에 눈을 돌리는 아파트단지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부산 등 지방은 아직 분양가나 집값이 서울 수준만큼은 오르지 않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하지만 노후 신도시를 중심으로 선도지구에 지정되지 않는다면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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