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실행계획안 발표, 교육현장 ‘시큰둥’

교육부, 유보통합 실행계획안 발표했지만 반응 냉랭
핵심사항인 통합모델 내용은 올해 하반기로 또 연기
기관 구상·교사 양성 부분 이번 계획안에도 안 담겨
교육단체, 영유아 교육·보육 실현을 위해 재검토 必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속보>=교육부가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드디어 발표하며 첫 발을 뗐지만, 재원 마련·교원 양성 등의 숙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아 현장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2월 15일자 3면, 3월 29일자 5면 , 지난달 29일 4면 등 보도>

여기에 핵심적인 통합 모델 내용 발표는 올해 하반기로 또다시 연기되며 실효성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공론화와 의견수렴으로 실행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관련 법 제정에 착수해 이르면 2026년부터 통합기관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내년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유보통합’을 통해 통합기관을 출범하려던 계획에서 한 번 더 미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통합기관에 대한 구상, 새로운 교사 양성체계 등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실행계획안에도 명확한 해법은 담기지 않았다.

교육부는 교사, 학부모 학계·단체, 양성대학의 의견과 앞으로 마련할 영유아 교육과정, 통합기관 기준 등을 종합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결국 또다시 ‘의견 수렴 후 확정’이라는 말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기관 구상도 마찬가지다.

통합기관 성격과 명칭을 다양하고 유연한 형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유아교육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위험한 접근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보육교사 자격 소지자가 충분한 양성체계 없이 교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등, 교사 자격기준의 하향 평준화는 곧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질 높은 교육 제공이라는 근본 취지에 따라 교사 자격 기준 상향을 반드시 전제로 해야 한다”며 “특히 현 국공립유치원 형태의 통합학교 모델에 임용되는 교사의 경우, 기존과 같이 최소 유치원교사 자격을 기본으로 국가 임용고시 합격자에 한해 임용을 허용하는 등의 엄격한 관리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사립기관 재정·회계 투명성 확보 등 주요 쟁점 사항의 구체적 내용 없이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확대 운영하는 점을 꼬집었다.

대전교사노조는 “기관 입학대상을 명확히 구분하고 영아와 유아 각각 전문성 있는 교사 양성으로 보육과 교육 영역 모두 전문성을 확립하는 것이 올바른 유보통합의 모델”이라며 “하지만 이번 교육부의 실행계획안은 내놓은 계획은 많으나 필요한 예산 추계도, 재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교육현장 의견에 귀 기울여 세심한 기획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통합 과정에서 현장 교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수립해 졸속 유보통합이 되지 않도록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진정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공교육과 공보육 이원화를 통한 질 높은 영유아 교육·보육 실현을 위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며 “3~6개월 단위로 계속 연기하는 단기 계획이 아닌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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