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요..?" 이란에서 시청률 90% 찍고 뜬금없이 한류스타 된 배우

2009년, 배우 송일국이 이란에 도착한 날. 테헤란 공항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수백 명의 취재진과 팬들, 사인을 받으려 몰려든 사람들로 공항이 마비됐고, 결국 일반 경찰보다 높은 권위를 지닌 종교경찰이 송일국의 경호에 나서야 했다.

출국 당일에는 공항 직원들까지 몰려들어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기까지 했다.

현지 언론은 송일국의 방문을 두고 “주몽이 이란 팬들을 소름 끼치게 감동시켰다”는 표현까지 썼다.

단순한 인기 그 이상이었다.

송일국의 이 같은 인기는 단연 드라마 <주몽> 덕분이었다.

이란 국영방송 IRIB 채널 3에서 ‘전설의 왕자’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주몽>은 시청률 최고 90%, 평균 85%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떠올랐다.

당시 이란의 저녁 풍경은 바뀌었다.

가족 단위로 TV 앞에 모여 <주몽>을 시청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엔 거리의 교통체증이 줄어든다는 말까지 나왔다.

<주몽>의 폭발적 인기로 송일국은 이란 한류의 아이콘이 되었다.

드라마의 파급력은 단순한 인기 이상의 파장을 낳았다.

한 소년은 송일국을 만나겠다며 며칠간 단식을 했고, 어떤 청년은 자신의 이름을 ‘주몽’으로 바꿨으며, 심지어 “소서노와 결혼하겠다”며 극단적인 소동을 벌이기도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주몽 책가방이 유행이었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2014년 신년 행사에 송일국을 공식 초청했고, 그의 방문 일정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만큼 현지에선 ‘국빈’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

이란은 종교적 보수성으로 인해 해외 콘텐츠 수입에 굉장히 엄격한 국가다.

키스신은 물론, 신체 노출이나 격렬한 스킨십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사극은 문화적 코드 면에서 이란과 잘 맞았다.

<주몽>은 고대 의상으로 몸을 가리는 한복을 입고 있었고, 전통적 가치인 ‘가족, 충성, 정의’를 이야기 중심에 두었다.

이슬람 문화에서 강조하는 도덕성과 명예라는 요소들이 <주몽>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던 것이다.

또한, <주몽>은 한 왕자의 성장과 권선징악의 구도를 담은 고전적 영웅서사로 구성되어 있어 연령, 성별, 계층을 넘어선 감정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주몽>을 자주 시청했다”고 언급했다.

종교 최고지도자가 외국 드라마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 그만큼 ‘주몽’은 문화 이상, 외교의 언어로 작용한 셈이었다.

<주몽>은 이란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시청률이 80%를 넘었고, 송일국은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 할 정도의 국빈 대우를 받았다.

터키에서도 대규모 방영이 이루어졌고,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주몽>의 인기를 활용해 광고 모델로 송일국을 내세워 마케팅에 큰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드라마 <주몽>은 국내에서의 흥행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사로잡으며 콘텐츠 산업의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방영권 수출만으로도 770만 달러, 약 40억 원의 수익을 기대하게 만든 <주몽>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선 ‘문화 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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