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직관 박은빈, 日 도쿄 팬미팅 종료 직전 폭풍 오열 [스타와치]

김범석 2022. 11.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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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배우 박은빈이 11월 19일 일본 도쿄 외곽 후추노모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 폭풍 눈물을 흘렸다. 거의 오열에 가까웠다. 박은빈은 이날 오후 8시쯤 엔딩곡만 남기고 공연이 끝나갈 무렵, 화상에 띄워진 200여 개의 일본 팬들의 트위터 메시지를 하나씩 읽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자신을 아끼는 팬들의 마음에 울컥해 애써 참았던 눈물이 터진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일본에선 ‘청춘시대’ 전부터 박은빈을 좋아하는 또래 팬들이 있었는데 서로 손편지와 SNS 등으로 연락하며 10년 넘게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그러다 ‘스토브리그’ ‘연모’로 팬덤이 무르익자 일본 소극장에서라도 팬 미팅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스폰서가 붙지 않았고 설상가상 코로나가 창궐했다.

그렇게 박은빈과 일본 팬들의 만남은 될 듯하다 좌절됐고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히트로 거의 10년 만에 극적으로 오작교가 마련됐다. 지난 9월 서울 성신여대에서 열린 박은빈의 첫 팬 미팅에 온 찐팬도 있었고 이번엔 박은빈이 보답할 차례였다. 그 결과 이번 도쿄 공연은 2회로 확대 편성됐으며 현지 팬들도 ‘일본에 와줘서 고마워’를 슬로건으로 채택하며 화답했다. 화환과 각종 응원 도구에 이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박은빈은 10년 동안 자신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응원해준 오래된 팬들의 글을 차례차례 낭독하다가 친분 있던 팬 한 명이 객석에서 눈물을 흘리자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라며 자신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번 터진 눈물샘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고, 5분간 화장이 걱정될 만큼 오열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 두 차례 공연 모두 일본 방역 지침상 실내 함성이 금지돼 팬들은 오로지 박수로만 피드백을 보내야 했다. 휘파람도 안되는 최악의 음소거 공연. 그런데 이날 5시간 공연 중 이 대목에서 가장 많은, 그리고 가장 긴 갈채가 이어졌다. 마치 ‘많이 기다렸어 은빈아. 고생 많았지? 잘 와줬어’처럼 들리는 위로의 토닥임이었다.

박은빈은 이에 앞서 열린 낮 공연에서도 몇몇 팬을 떠올리는 듯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소식과 안부를 주고받던 일본 팬이 계셨는데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겼다”면서 “영원히 저를 좋아해달라고 할 순 없지만 제 소망은 부디 그분들이 모두 잘 계셨으면 하는 거다. 무탈하게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장내 엄숙한 분위기가 깃든 순간이었다.

박은빈은 이날 두 차례 공연에서 모두 6곡의 노래를 불렀고 팬들과 잊지 못할 다양한 추억을 쌓았다. 영파여고 다닐 때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다는데 오사카 방언을 흉내 낼 만큼 유창한 어학 실력을 보여줬다. 리스닝은 거의 완벽했고 긴 문장만 통역의 도움을 받았다. 객석은 90%가 여성이었으며 20~3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는 “제가 요즘 생애 첫 도전이 많은데 일본도 처음이다. 여러분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어 밤잠을 설쳐 오전 6시 30분에 깼다”면서 “덕분에 도쿄타워가 보이는 호텔에서 일출을 제대로 감상했다. 기회가 된다면 도쿄 디즈니랜드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코인노래방과 테마파크를 좋아하는 박은빈다운 멘트였다.

연기자로서 고충도 털어놨다. “늘 새 작품, 새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리셋되는 배우의 삶이 힘들어 상처받으면 언제든 포기하려고도 했다”고 고백한 박은빈은 “그러나 캐릭터와 인간 박은빈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해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다시 새 출발선에 선 기분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꾸진 않고 대신 실천 가능한 작은 꿈을 열심히 꿨다.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27년 만에 이 자리까지 와있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주먹을 쥔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간바테(파이팅)’를 외쳤다. 소박, 중박도 모이면 얼마든지 대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사진=맨 위 사진 박은빈=나무엑터스 보도용/3번째 사진=김범석 기자)

도쿄=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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