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는 3개, 선수는 4명…‘외야수 GG’ 경쟁도 불꽃 튄다
2023시즌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구자욱(삼성), 박건우(NC), 홍창기(LG) 등 국내 선수들 차지였다. 그러나 올해 경쟁 구도는 멜 로하스 주니어(KT),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빅터 레이예스(롯데) 등 외국인 선수들의 약진 속에 구자욱이 2년 연속 수상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4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로하스는 2020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다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현재 137경기에서 타율 0.333(6위), 32홈런(4위), 109타점(3위), OPS 1.009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전 경기에 출장하며 잔부상 없이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엔 잘 치는 타자를 앞에 넣는 이강철 KT 감독의 의중에 따라 주로 1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데, 타순에 관계없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KBO리그 2년 차 에레디아는 첫 번째 황금 장갑을 정조준했다. 에레디아는 127경기에서 타율 0.361(1위), 183안타(2위), 108타점(5위), OPS 0.927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 개수는 18개로 적은 편이지만, 정교한 타격 능력을 앞세워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 중이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타자가 타격왕에 오른 건 2004년 클리프 브룸바(현대), 2015년 에릭 테임즈(NC) 두 명뿐이다. 지난해 처음 신설된 수비상 좌익수 부문 수상자인 에레디아는 역대 세 번째 외국인 선수 타격왕과 함께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200안타에 도전 중인 레이예스도 만만찮다. 레이예스는 134경기에서 타율 0.354(2위), 188안타(1위), 103타점(8위), OPS 0.915를 기록 중이다. 레이예스가 남은 경기에서 안타 12개를 추가하면 서건창(KIA)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로 200안타를 달성한다. 서건창은 넥센(현 키움) 시절이던 2014년 단일 시즌 최다 201안타를 작성했다. 레이예스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200안타는 물론 서건창 기록보다 1개 많은 202안타까지 가능하다.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국내 선수 중엔 구자욱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올시즌 삼성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중심 타자인 구자욱은 124경기에서 타율 0.336(4위), 30홈런(7위), 109타점(3위), OPS 1.017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0.341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아직 외국인 선수 3명이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한 사례가 없는 가운데, 구자욱은 국내 야수들의 자존심을 지킬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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