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이 2030년까지 8000억 유로를 차입해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며 오랜 재정긴축 기조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이 2030년까지 8000억 유로에 이르는 대규모 차입에 나서며 군비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재정긴축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국방에 재정을 쏟아붓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유럽 안보 지형의 중심축인 독일의 재무장이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긴축의 나라'가 지갑을 열다
독일은 그동안 이른바 '부채 브레이크'로 불리는 엄격한 재정준칙을 고수해 온 대표적 긴축 국가였다. 그러나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재정 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했다. 대규모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재원은 국방과 인프라 등에 투입된다. 재정 원칙보다 안보 현실을 앞세운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예산 2030년 1836억 유로로
독일의 국방예산은 내년 1090억 유로로 늘어난 뒤 2030년에는 1836억 유로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불과 몇 년 사이 국방비가 큰 폭으로 뛰는 셈이다. 독일 정부는 내년에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명목으로도 116억 유로를 배정하기로 했다. 자국 방위력 강화와 동맹 지원을 동시에 겨냥한 예산 편성이다.

러시아 위협이 부른 재무장
이 같은 재무 전략의 배경에는 지속되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자리한다. 유럽 내 나토 회원국들은 최근 국방·안보 지출을 일제히 늘리며 미국과의 부담 격차를 줄이고 있다. 독일의 이번 결정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 전체의 재무장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의 대규모 차입과 군비 확대는 전후 독일 안보정책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유럽 최대 경제국의 재무장이 대륙의 안보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