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웃룩] 이자이익 '뚝' 비용 압박까지…은행권 수익성 방어전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제공=각 사

금융그룹의 외형 성장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각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권에서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가 번번이 엇갈리는 가운데 순이자마진(NIM) 회복이 지연되면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은행의 전통적 수익모델이 한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올해 은행권의 최대 과제는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어떻게 버티느냐'로 집약된다.

NIM '흔들', 예대마진도 구조적 압박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익성 전망과 관련해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비용과 자본 부담 요인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NIM이다. 대출금리는 경쟁과 정책 환경 때문에 과거처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쏠림 완화와 생산적 금융 유도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한을 15%에서 20%로 조정했다. 결국 가계대출은 총량 규제와 정책금융 기조에서 성장여력이 제한되고 기업대출 역시 금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진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은행의 기본수익 확보 방안인 예대마진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국내 은행의 수익성에 하방 압력이 다소 있을 것"이라며 "NIM은 시장금리 하락세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그간의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자금이 투자 부문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부담 요인이다.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5대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39조286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2조7034억원(3.4%) 줄었다. 예금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이 재점화되면 조달비용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5대 시중은행의 예금잔액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이런 환경에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로 은행 포트폴리오는 빠르게 기업금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본효율성이 낮은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중소·중견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불가피하게 늘어난다는 점"이라며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 자산 성장은 곧바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비용·자본 부담 겹겹이…'버티기' 국면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머니무브에 적극 대응하고 고액자산가 대상의 자산관리(WM) 경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단순 예금·대출영업만으로는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WM 강화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인력 확충과 조직 고도화에 따른 비용이 먼저 발생하고 성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액자산가(VVIP)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는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시장 규모도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투자금융(CIB) 역시 은행의 또 다른 돌파구로 꼽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기업대출과 투자금융을 결합한 CIB 모델은 수수료 수익 확대에 유리하지만 경기둔화 국면에서는 부실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은행들이 CIB를 키우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거시환경의 불확실성도 은행권을 짓누른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외화조달 비용과 환리스크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경기둔화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증가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보수적인 여신관리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총대출성장률이 4~5% 이상으로 크게 높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직접적인 비용 압박은 더욱 거세다. 서민금융진흥원 공통출연요율이 0.06%에서 0.1%로 상향 조정되면서 은행권은 연간 약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익금액 1조원 초과 구간에 대한 교육세율 인상(0.5%→1.0%)까지 현실화되면 5대은행의 세금 부담은 약 5000억원 늘어난다.

올 상반기부터 시행될 은행법개정안은 이러한 비용의 가격전가를 원천봉쇄한다. 교육세나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대출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행위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규제에 따른 비용 부담만 2조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순이익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자이익이 더 이상 자동으로 늘지 않는 환경에서 은행의 전략적 선택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올해는 은행의 체력과 균형감각이 본격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따른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은행권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1분기 중 제재가 확정되면 최대 1조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단기실적은 물론 향후 자본비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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