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계엄영화 '원정빌라' 넷플릭스 역주행

2024년 12월 개봉했던 현실 공포 영화 '원정빌라'(감독 김선국)가 넷플릭스 공개 이후 뒤늦은 역주행에 성공하며 재조명받고 있다.
'원정빌라'는 2024년 12월 4일, 전날 밤 선포된 비상계엄 사태 다음날 전국 CGV에서 개봉했다. 개봉 첫 주 전체 박스오피스 6~8위권에 오르며 상업영화로서 선방했지만, 계엄과 뒤이은 탄핵 정국으로 극장가 전체가 얼어붙으면서 다음 주면 스크린에서 내려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다.

실제로 계엄 이후 첫 주말이었던 12월 7일, 통상 금요일보다 두 배 이상 늘어야 할 토요일 관객이 어느 영화에서도 그만큼 늘지 않았고 '원정빌라' 역시 증가율이 12%에 그쳤다. 같은 날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로 여의도 일대가 마비되면서 인근에서 예정돼 있던 무대인사마저 취소 위기에 놓였고, 제작진과 배우들은 객석을 지킨 관객들을 위해 극장까지 뛰어가 행사를 강행해야 했다.

영화가 스크린 속에서 그린 공포는 '이웃의 광기'였지만, 정작 그해 12월 제작진이 현실에서 맞닥뜨린 공포는 '국가의 광기'였던 셈이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시국이라는 변수 앞에서 제대로 된 흥행 기회를 얻지 못했던 영화는 스크린 속에서 '이웃의 광기'를 공포로 그렸지만, 정작 그해 12월 제작진이 맞닥뜨린 건 스크린보다 더 공포스러운 재앙 — 국가가 준 재앙이었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시국이라는 변수 앞에서 제대로 된 흥행 기회를 얻지 못했던 '원정빌라'가, 개봉 약 1년 7개월 만에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원정빌라'는 본편 촬영을 제외한 후반 작업 전반에 AI 기술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완성된, 한국 최초의 AI 기반 상업영화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편집, 음악 제작, 오프닝·엔딩 시퀀스 등 후반 작업의 20~30%를 AI로 처리해 제작비 약 30%를 절감했으며, 이는 적은 예산으로도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원정빌라'는 지난 7월 5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려, 공개 첫 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 2위에 올랐다. 작품성은 일찍이 인정받은 바 있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고, 이후 2024년 런던 동아시아 영화제, 2025년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잇따라 초청되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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