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앞둔 세상에서도 두 소녀의 청춘은 계속된다

▲ 영화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2> ⓒ (주)올랄라스토리, 롯데컬처웍스(주)롯데시네마

멸망을 앞둔 세계, 그러나 여전히 계속되는 청춘의 나날들. 거대 우주 모함이 도쿄 상공을 뒤덮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두 소녀의 이야기가 완결됐다.

2025년 1월과 2월, 한 달 간격으로 개봉한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이하 <데데디디>) 2부작은 단순한 SF도, 흔한 청춘물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알린다.

'천재 작가'로 불리는 아사노 이니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66회 쇼가쿠칸 만화상과 25회 문화청미디어예술제 우수상을 받으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8년간의 연재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원작의 첫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쿠로카와 토모유키 감독은 원작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애니메이션만의 강점을 살린 새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파트1은 3년 전 8월 31일, 도쿄 상공에 갑자기 나타난 초거대 우주 모함으로부터 시작된다.

평화로운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질 것 같았지만, 인류는 그 비일상적 광경마저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이런 기묘한 세계 속에서 고등학생 '코야마 카도데'(이쿠타 리라 목소리)와 '나카가와 오란'(아노 목소리)은 여전히 수험공부에 시달리고, 밤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진짜 이야기는 우연히 만난 침략자를 돕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이 받게 된 신비한 외계 도구들(펜형 가젯, 오브젝트 T, 이어폰 등)은 이야기 전개의 핵심 열쇠가 된다.

작품 속의 작품인 '이소베양' 만화도 <도라에몽>에 대한 오마주이자, 전체 서사를 이어가는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한다.

파트2에서는 대학생이 된 '카도데'와 '오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트1에서 복선으로 깔아둔 수많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특히 정체를 숨기고 있던 '오바'(이리노 미유 목소리)가 자신이 침략자임을 고백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도쿄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침략자들 사이에서도 강경파와 항복파로 나뉘어 갈등이 심화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초거대 우주 모함의 비밀이 밝혀지고, 인류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도 두 주인공의 우정은 더욱 깊어진다.

"네가 여기 있으면, 나도 거기에 있을 거야"라는 대사가 암시하듯, 이들의 '절대적' 관계는 작품의 중심축이 된다.

세 부분에서 <데데디디>는 특별한데, 먼저 독특한 장르 혼합이다.

SF 디스토피아와 청춘물이라는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의 결합이 주목할 만하다.

도쿄 상공에 떠 있는 거대 우주 모함이라는 압도적 위협 앞에서도, '카도데'와 '오란'은 여전히 수험생이고 대학생이며, 평범한 고민을 안고 사는 청춘이다.

이 기묘한 대비는 작품에 독특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멸망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일상이라는 설정은, 현대인들이 직면한 여러 위기(기후변화, 전쟁, 팬데믹 등) 속에서도 지속되는 우리의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는 파트1과 파트2의 연출 차이다.

파트1이 '카도데'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파트2는 '오란'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두 시선의 차이는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특히 쿠로카와 감독은 파트1의 하이틴 감성과 파트2의 무거운 톤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마치 청춘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는 듯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절대적' 관계의 재해석이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절대적'이란 것"이라는 작품의 핵심 테마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선다.

침략자와 인간의 대립, 강경파와 항복파의 갈등 등 이분법적 대립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카도데'와 '오란'의 관계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분열된 현대 사회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로 읽힌다.

한편, <데데디디>는 <최애의 아이> 오프닝 주제가인 '아이돌'로 글로벌 뮤지션으로 거듭난 요아소비의 보컬인 이쿠타 리라가 '코야마 카도데의 목소리를 맡아 화제가 됐다.

<데데디디> 원작자인 아사노 이니오는 성우 오디션부터 캐스팅까지 모두 참여했는데, 그는 "보통의 여고생이니까 캐스팅 초반에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노와 함께 케미가 좋은 성우가 누구일지 생각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우연히 이쿠타 리라가 성우 경력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아노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되어 캐스팅 제안을 먼저 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쿠타 리라와 아노는 <데데디디>에서 '절절절절대성역', '청춘구가'를 부르며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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