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북 ICBM 논의 무성과...러 중 거부권에 속수무책

이승륜 기자 2022. 11. 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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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유엔 안보리는 올해 10차례 북한의 도발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 때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막혀 적절한 제재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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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이사국 회원들은 90여 분간 회의를 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했을 때 자동으로 제재를 강화해야 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 제재 결의 2397호가 2017년 채택됐다. 대북 정유 제품의 연간 공급량 상한선인 50만 배럴과 원유 공급량 상한선 400만 배럴을 추가로 추가로 감축하는 게 제재 내용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런 규정도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후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운데)가 북한에 관한 다른 회원국들을 대표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잇단 ICBM 도발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 관련 논쟁만 공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일 신형 ICBM인 화성-17을 시험 발사했다. 다음 날 서해 쪽 한국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한 B-1B 2대를 한미 공군 전투기들이 호위하는 방식으로 연합 편대 비행 훈련을 했다. 북한은 또 지난 3일 같은 ICBM을 발사했고, 한미는 당시 진행 중이던 연합 공중훈련을 하루 연장해 한반도 상공에서 했다. 이와 관련해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한미연합훈련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아닌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장쥔 중국대사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오히려 북한에 대한 기존 유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미국은 비토권을 지닌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2개 국가가 북한 도발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감싸기는 ‘비토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안보리가 북한의 거듭된 ICBM 발사에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황 대사는 “상임이사국 2곳의 반대 탓에 지난 5월에도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속에서 북한의 도발이 더 대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올해 10차례 북한의 도발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 때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막혀 적절한 제재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유엔은 지난 4월 상임이사국이 비토권을 행사하면 10일 내로 총회를 소집해 관련 사안을 토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는 이시국의 비토권 행사나 중국과 러시아의 북 감싸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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