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아이 인근 부동산 4-5배 올랐다는데…상암동 서울링도?
吳 "특혜 논란 없도록 초과수익 환수 조항 넣을 것…안전성 걱정도 줄어"
'서울링과 함께 월드컵공원 명소화 추진'…외진 입지 극복여부가 관건
런던의 명물인 빅벤(Big Ben) 시계탑을 지나 웨스터민스터 다리를 건너면 높이 135m의 대관람차, 런던아이(London Eye)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밀레니엄을 기념해 지난 2000년 템즈강변에 세워진 구조물로 연간 350만명이 찾는 런던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 런던아이에서 영감을 받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 고리 형태의 대관람차, 서울링(Seoul Ring)을 세워 한강변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유럽 출장차 런던을 방문 중이던 지난 14일(현지시간) 오 시장은 직접 런던아이에 탑승해, 설계사와 운영사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링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25명이 들어갈 수 있는 런던아이 캐빈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공간이 더 넉넉했다. 캐빈이 올라가기 시작했지만 움직임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뒤에 따라오는 캐빈을 봐야 관람차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캐빈에 부착된 모터를 이용해 정밀하게 균형을 잡는다고 운영사 관계자가 설명했다.
정점 고도에 오르자 템즈강을 따라 펼쳐진 런던 전역이 눈에 들어왔고 관광객들은 탄성을 내지르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30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한번에 30파운드 안팎(5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에도 관광객들은 길게 줄을 섰다.
수익 너무 많이날까 걱정? … "초과이익 환수 조항 넣겠다"
오 시장은 "설치 3년 만에 건설비용을 모두 회수할 정도로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현장을 둘러 본 뒤 서울링 성공에 대한 확신을 더 굳힌 것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서울링이) 너무 많이 수익이 나서 특혜로 되는 것을 방지하는 회수 장치도 계약을 할 때 반드시 집어넣겠다"며 오히려 과다한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함께 동승한 런던아이 운영사인 '멀린'의 한 임원은 '런던아이도 처음에는 주민 반발로 5년만 일시적 운영하기로 계획이 돼 있었는데, 지역이 활성화되고 런던아이가 사랑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남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주변 건물 가격이 4-5배 뛰었다고 들었다. 일종의 보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아파트 분양을 할 때 런던아이가 잘 보이는 곳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아이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
오 시장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때문에 투명도 유지 등에 문제는 없을지 세심한 부분까지 살폈고, 설계 담당자는 청소는 로봇 같은 장치가 있어 자동으로 청소가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외진 입지 극복 가능할까
오 시장은 "좀 외진 위치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입지 후보군에 드론을 띄워 전경을 모두 보고 판단했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다"면서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 근처에 여러 가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준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링이 들어서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 일대에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여러 시설들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접근성이 부족한 월드컵공원에 곤돌라와 같은 신교통수단을 설치하고, 공원 내부에는 노을 전망타워와 반려견 캠핑장, 조각공원, 미로공원, 테마숲길 등을 조성해 월드컵 공원을 런던의 하이드 파크나 뉴욕의 센터럴 파크에 버금가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매립토 위 구조물 안전할까…"걱정 줄었다"
높이 180미터로 기존의 대관람차와 달리 살(spoke)이 없이 가운데가 뚫린 반지 형태로 세워지는 서울링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역학적으로 기술적으로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속으로는 상당히 걱정했다"면서도 "(런던아이 탑승 이후) 걱정이 줄었다"고 말했다.
동행한 런던아이 설계사 관계자는 "오히려 살이 없는(spoke-less) 형태가 더 안전하고 간단한 건축 시공이 된다"며 "공정도 간단해 기능적인 면에서도 더 수월하고 청소 문제도 외부에 둘러싼 투명 구조물이 하나 더 있어서 캐빈 자체는 청소할 일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민간사업자의 제안이 들어오면 더 구체화되겠지만, 현재로서 서울링은 살이 없는 형태의 고리 모양 건축물이며, 지반까지 120미터 길이의 파일을 20개 이상 박아 구조물을 지지하는 형태로 건축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그냥 매립토 위에 구조물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굉장히 안정적인 구조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링도 런던아이의 성공 공식을 따라 관광명소로 부상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인근 부동산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서울링 조성사업은 2025년 6월 착공해 2027년 12월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민간 투자사업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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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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