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골프의 변수, '플라이어 (Flyer)'

골프에는 정말 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변수는 대체로 나쁜 결과를 낳기 쉬운 만큼, 골프에서는 변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설명드릴 ‘플라이어’ 역시 골프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플라이어는 무엇인가?

플라이어 (혹은 플라이어 샷으로 불리기도 합니다.)라고 불리는 이 상황은 러프에서 예상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는 샷을 말합니다.

평소 7번 아이언으로 140미터를 보내는 골퍼가 러프에 반쯤 잠긴 볼을 쳤는데 150~160미터까지 날아가 그린을 훌쩍 넘겨버릴 때, “플라이어가 발생했다'라고 표현합니다. 특히 그린에 떨어진 뒤에도 볼이 서지 않고 더 많이 굴러가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플라이어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급격한 스핀양 감소
  • 론치각은 높지만 떠오르지 못하는 탄도
  • 그린 착지 후 과도한 런 발생
  • 평소보다 1~2 클럽 더 나가는 비거리

요약하면, 비거리는 늘지만 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게다가 대부분 그린을 향한 어프로치/세컨드 샷 상황에서 발생하므로 골퍼에게는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러프에 잠긴 골프볼의 모습, 이러한 상황에서의 샷은 다양한 변수를 발생시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플라이어는 왜 발생하는가?

플라이어의 본질은 스핀양 감소에 있습니다. 페어웨이에서는 클럽페이스가 볼을 직접 타격하고, 그루브가 마찰을 만들어 충분한 스핀이 걸립니다. 그러나 플라이어 조건에서는 클럽페이스와 볼 사이에 잔디나 수분이 끼어들어 마찰이 크게 줄어들며, 볼이 페이스 위를 미끄러지듯 떠나가게 됩니다.

플라이어는 주로 볼이 잔디 위에 살짝 떠 있는 상태, 중간 길이의 성긴 러프, 그리고 잔디에 이슬이나 물기가 있을 때 발생합니다. 특히 젖은 러프는 플라이어의 주요 조건으로, 약간 긴 풀에 볼이 떠 있고 잔디가 젖어 있다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골퍼가 볼이 잔디 위에 떠 있으면 치기 쉬워 보인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겉보기에 좋은 라이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바로 플라이어의 함정입니다. 반대로 볼이 러프 깊숙이 박혀 있으면 플라이어가 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클럽헤드 스피드가 크게 줄어 비거리만 짧아질 뿐 플라이어는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결국 ‘반쯤 잠긴 러프’, 즉 볼이 약간 떠 있는 상태가 플라이어의 최적 조건인 셈입니다

그루브 규정 변화와 플라이어의 증가

많은 골퍼들이 2010년 그루브 규정 변화를 기억하실 겁니다. 사실 이로 인해 플라이어 확률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규정의 핵심은 그루브의 용적과 간격, 그리고 모서리의 날카로움을 제한해 러프에서 스핀이 과하게 걸리는 상황을 줄이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러프에서 마찰이 다소 줄어들고, 볼이 페이스를 타고 미끄러지듯 뜨면서 스핀이 감소하는 상황이 이전보다 쉽게 나타났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골프 다이제스트는 홀을 10야드 이상 오버한 샷이 규정 이전보다 37% 늘었다는 결과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즉 플라이어처럼 컨트롤하기 어려운 결과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죠.

러프에서 치는 샷으로 정확한 거리를 보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플라이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 플라이어 자체를 의도적으로 컨트롤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더 나빠질’ 상황을 피하려는 시도는 할 수 있습니다.

첫째, 플라이어가 예상되면 평소보다 한 클럽 이상 짧게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7번 아이언이라면 8번 아이언을, 플라이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두 클럽까지 줄이는 것도 고려합니다.

둘째, 그립을 짧게 잡고 3/4 스윙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볼 속도가 줄어 거리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러프에서 무조건 강하게 스윙하기보다, 볼이 놓인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플라이어를 포함한 다양한 결과를 미리 가정해 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거나 지면이 젖어 있는 상황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하고 클럽 선택과 스윙 강도를 조절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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