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한혜진 인터뷰 日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원작 책임감 강한 네 자매의 첫째 사치 역 맡아 데뷔 후 첫 연극 출연작…초연 이어 재연 합류 "연기 갈증 해소하고 배우로서 성장 이뤄"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제 연기 인생은 이번 작품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 같아요.(웃음)”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의 한 장면(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배우 한혜진은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대기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인생작”이라고 밝혔다.
한혜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8년 EBS 프로그램 ‘중학기술산업’ 진행자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2002년 드라마 ‘프렌즈’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주몽’,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본 보고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 내”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그의 연극 데뷔작이다. 2023년 이 작품을 통해 데뷔 25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섰던 한혜진은 지난 1월부터는 재연 무대를 빛내고 있다. 한혜진은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해 연극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경험이 없다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연극 출연 제안이 들어와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지내는 세 자매가 어린 시절 외도로 집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마주한 이복동생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015년 선보인 동명 영화를 연극 무대로 옮겼다. 한혜진은 “원작 영화를 감명 깊게 봤었고, 동화같은 대본을 읽은 후에는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의 한 장면(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한혜진은 네 자매의 첫째 사치 역을 맡는다. 가장 역할을 하며 동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는 캐릭터다. 그는 “동생들이 의지하는 엄마 같은 존재”라면서도 “정작 어린 시절의 상처에 갇혀 내면의 성장을 이뤄내지 못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실제로는 세 자매 중 막내인 그는 “막내이지만 오히려 언니들에게 잔소리를 할 만큼 조숙했다”며 “연기에 몰입하는 데 전혀 어려움은 없었다”고 웃었다.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의 한 장면(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공연의 한 장면(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연극 통해 깨달은 것, 드라마 연기에도 도움”
한혜진은 사치 역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연기자로서 성장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가 이 작품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유다. 한혜진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할 땐 시간이 촉박해 장면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못했다”며 “반면 출연진과 합심해 같은 연기를 반복하는 연극 무대에서는 대본보는 법, 캐릭터 분석법을 새로 깨우치게 됐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2013년 축구스타 기성용과 결혼했고, 2년 뒤인 2015년 딸을 출산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위해 한동안 작품 활동을 멀리 할 수밖에 없었다. 연기 갈증을 해소해준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그에게 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사진=에이스팩토리)
한혜진은 “초연 무대는 부담감에 무대 위에서 시야가 넓지 못했는데, 이젠 섬세한 부분까지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관객 앞에서 담대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자신감도 붙었다”면서 “연극 출연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 드라마와 영화 촬영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연극 무대에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