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8·캠리 다 긴장해…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실내·하이브리드 ‘역대급’

‘역대급 그랜저’로 평가받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GN7. 풀체인지 직후엔 디자인과 고급감으로 극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실사용자들 사이에서 일부 불만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후면 방향지시등의 시인성 부족이나, 실내 조작계의 감성 품질 부족 등이 대표적인 지적이었다.

현대차는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현재 준비 중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단순히 ‘외관만 바꾸는’ 부분변경이 아니라,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실질적인 상품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출시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지금 드러난 정보들만으로도 변화 폭이 꽤 크다는 느낌을 준다.

우선 디자인 면에서는 전면부의 변화가 눈에 띈다. 심리스 호라이즌 타입의 주간주행등(DRL)은 그대로 유지하되, 내부 그래픽과 위치 조정을 통해 보다 입체적이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연출한다. 범퍼 하단의 공기흡입구 디자인도 재설계되어 전체적으로 ‘묵직한 정제미’를 자아낸다.

그러나 진짜 변화는 후면에서 드러난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방향지시등의 위치가 하단에서 상단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수평형 테일램프 디자인도 추가되면서 시인성은 물론 안정감까지 확보했다. 야간 주행 중 뒤따라오는 차량이 방향을 인지하기 쉬운 구조로 개선된 셈이다.

실내 구성도 한층 간결하고 고급스럽게 진화한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AVN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듀얼 스크린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공조 컨트롤이 터치 방식으로 바뀌어 대시보드 라인이 더욱 깔끔해진다. 센터콘솔에는 양문형 개폐방식이 적용되며, 수납공간과 무선충전 패드 구성도 조정될 예정이다.

2열 공간에도 변화가 있다. 전동 커튼, 도어트림 일체형 스피커, 넉넉한 레그룸 등을 통해 동승자 편의성과 감성 품질을 모두 높였다. ‘혼자 타는 차’에서 ‘함께 타는 차’로서의 그랜저 정체성을 강조한 셈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업그레이드 가능성이다. 현재는 1.6 터보 HEV가 탑재되고 있지만,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P1+P2 구조 기반 신형 시스템이 그랜저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334마력 출력에 14.1km/L 연비를 구현해냈고, 그랜저에선 이를 바탕으로 연비 20km/L 달성 도전이 거론된다.

경쟁 모델인 K8과 캠리 역시 최근 페이스리프트 및 풀체인지를 단행하며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K8은 디자인 중심의 감성 업그레이드, 캠리는 전동화 집중 전략이 핵심이라면, 그랜저는 ‘균형 잡힌 고급감’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특히 패밀리카, 출퇴근차, 업무용 등 다양한 사용층을 타겟으로 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출시 시기는 2025년 상반기 공개, 2026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예상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3천 후반~4천 초반대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상위 하이브리드 트림은 5천만 원대 접근도 점쳐진다. 단순한 외관 손질이 아닌, 실제 소비자 사용성을 반영한 이 ‘조용한 혁신’이 다시 한 번 그랜저를 왕좌에 앉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