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생·88년생' 용띠 과자들..아직 살아 있나

[이포커스 김지수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저마다 자신의 해라며 뽐내는 용띠 출신 과자들. 수많은 디저트들의 풍년 속에 여전히 잘 살아남아 있는지 알아봤다.

광복을 전후로 시작된 우리나라 과자의 역사. 1960년대 경제개발 계획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에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이후부터 과자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1970년대 시작된 과자 붐 속에서도 아직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1976년생 용띠 과자들이 있다.

바로 어른들의 추억의 그 과자 '오징어땅콩'과 '인디안밥'이 그 주인공이다.

[오리온]

올해로 48주년을 맞이한 오리온 장수 브랜드 '오징어땅콩'은 최근까지도 연간 500억원 넘게 팔리고 있는 수요가 많은 제품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는 국민 스낵으로 자리잡았다. 특유의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식감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맥주 안주로도 빠질 수 없는 과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농심]

'인디안~밥!' 한번쯤 친구들과 해본 놀이가 이 과자에서 착안되지 않았을까 싶다.

인디안밥 과자는 최근에 더 유행을 타고 있다. 글루텐 프리와 다이어트가 유행하는 요즘, 과자는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딱이라는 평이다. 인디안밥은 밀가루가 아닌 옥수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라며 한국식 씨리얼의 근본이 되는 제품으로, 우유로도 출시돼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어 1980년대에는 조금 더 다양한 맛들이 출시되며 '과자의 고급화' 시대가 열렸다.

치토스, 닭다리, 포카칩, 새콤달콤 등 여전히 익숙하고 많이 찾는 1988년생 과자들.

[오리온]

일단 과자 맛은 물론, 과자 안에 있는 따조 모으는 마케팅으로 대박을 낸 '치토스'는 1948년 미국 프리토레이에서 처음 선보인 과자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오리온이 프리토레이 사와 제휴를 맺으면서 처음 들어왔다. 치토스 특유의 짭짤한 양념은 사람들의 손을 치토스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2004년 오리온과 프리토레이의 계약이 끝나면서 국내에서 치토스가 단종되며 잠시 자취를 감췄다. 2년 후 롯데제과가 프리토레이와 계약을 맺으며 치토스를 재출시했다.

[농심]

이어 닭다리는 치킨 모양으로 먹으면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후라이드 치킨의 튀김 맛을 완벽히 재현했다는 평과 함께 지금까지 쭉 출시되고 있다.

[오리온]

오리온 포카칩은 1988년 출시 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이 20억 봉에 달한다. 유럽에서 생감자칩이 '스낵의 꽃'이라 불리며 원물을 그대로 가공한 과자로 인기를 모으는데 착안해 국내에도 출시됐다. 최근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도 수출되며, 베트남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라운제과]

이어 크라운제과의 캐러멜 스타일 새콤달콤은 여전히 그 대체자가 없을 정도로 하나의 대명사로 판매되고 있다. 출시 당시 딸기맛과 포도맛, 오렌지맛, 체리맛 중 딸기 맛과 포도 맛만 살아남았다. 레몬 맛이 출시된 이후 레몬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레몬 때문에 다른 맛이 상대적으로 안 팔린다는 이유로 5년 동안 미판매한 적이 있었다.

이들과 함께 과자의 전성기를 맞는 1990년대를 넘어 새천년 시대, 밀레니엄 2000년을 맞이해 출시된 과자들, 짱구, 빈츠, 누드 빼빼로 등도 수요가 여전히 많은 제품들이다.

[크라운제과]

짱구는 사실 1973년 삼양에서 최초로 출시됐다. 그러나 2000년에 크라운제과에서 일본 짱구는 못말려 라이센스를 따와 '짱구는 못말려'라는 이름으로 과자를 출시했다. 삼양의 항의에 이름은 '못말리는 신짱'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일본 짱구는 못말려 쪽에서 크라운에 당시 6배에 달하는 라이센스 비용을 요구해 크라운에서는 재계약을 포기하며 캐릭터를 삭제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에서 크레용 신짱 이라는 과자를 발매했다. 크라운에서는 재계약의 무리한 요구에 롯데의 이런 물밑 작업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과 상도에 어긋나는 롯데제과의 표절 제품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며 롯데제과에 표절 소송전을 진행했다. 법원은 소비자 인식 형성과 상표등록도 크라운이 먼저 해놓은것이기 때문에 롯데가 쓸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뒷 이야기도 전해진다.

[롯데웰푸드]

같은 시기 롯데에서는 산업혁명 시기의 고급스러운 유럽풍 문양을 새겨 고급스러움을 표방하며 출시한 빈츠. 진한 초콜릿과 비스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똑똑한 초코 비스킷을 출시하며, 비스킷의 바삭함과 초콜릿의 부드러움을 잘 잡아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롯데웰푸드]

또한 초콜릿이 과자를 감싸고 있는 일반 빼빼로와 달리 과자 속에 초콜릿이 들어있는 '누드 빼빼로'도 함께 출시했다. 출시 당시 '누드'라는 이름 때문에 야한 과자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드러운 맛에 매니아층이 생겼고,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앞두고 상징적인 '누드'라는 이름을 뺐다.

과자 말고도 너무나 많은 먹거리들이 있는 지금이지만, 과자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 과자들을 한데 모아놓은 '과자 종합선물세트'를 한 품에 안으며 행복해하던 당시 어린이들의 로망이 한껏 느껴지는 용띠 과자들, 알고나니 더 흥미롭다.

아무 생각없이 집어 먹던 과자에 담긴 추억 하나씩 꺼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

jisukim@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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