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테슬라 어쩌다가···심각한 5가지 리스크

조회 182025. 3. 20.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와 그의 회사들은 그간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 혁신의 대명사 가운데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던 테슬라가 최근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망가져도 한참 망가졌다. 이미지만 망가진 것이 아니라 실적과 실력까지 망가진 모습이다. 머스크를 세계 최대 부자로 혁신의 최고경영자(CEO)로 만들어 준 테슬라 주가가 불과 지난 3~4개월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혹자는 ‘머스크 리스크(Musk risk)’라고도 한다. 테슬라의 미래가 자동차에만 있지 않다지만 현 상황은 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면서 버릴지 쥐고 있을지 판단 근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수렁에 빠진 테슬라의 리스크를 조목조목 알아봤다. 더버지, 일렉트렉, US뉴스앤월드리포트, CNBC 등을 참고해 살펴봤다.

수렁에 빠진 테슬라의 상황은 머스크가 대중의 미움을 살 만한 행동을 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그가 지난 수개월간 대중에 미운털 박힌 이유로는 트럼프행정부의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대량 해고하거나, 독일 극우파 정당을 지지하고 나치식 경례를 한 것 등을 빼놓을 수 없다. )

머스크의 테슬라가 이전부터 특히 트럼프와 밀월을 즐기고 있는 동안에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준 결정타는 얼마 전 나온 주가 폭락 사태였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 그 배경을 뜯어 보자면 머스크의 오만방자한 행동들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달초 백악관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통신 지원 중단 선언이 나오자 우크라군에 통신서비스 중단이라는 협박을 했던 머스크는 프랑스의 유텔샛의 스타링크 대체 사용 가능성이 확인되자 12일 미-우크라이나 정부협상단의 공식 군사지원 재개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스타링크를 끊지 않는다며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혁신의 대명사 테슬라 추락의 원인을 알고 싶으면 추격자들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5가지 정도의 리스크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첫째로는 판매 부진이다. 무엇보다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의 경쟁사들이 신모델을 쏟아내는 가운데 신제품없는 테슬라의 기존 모델은 구식이 됐다. 둘째도 비슷하다. 경쟁사와 달리 완전전기차가 싫어진 고객들의 대안인 플러그드인 전기차(PHEV) 같은 모델이 없어 외면받고 있다. 셋째, 저가 모델 부재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3년내 저렴한(2만5000달러) 모델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면서 고객신뢰까지 잃었다. 넷째, 저가 차량 대안이라던 로보택시 사업도 큰소리 친 만큼 잘 진전되지는 않고 있어 경쟁사 웨이모와 크게 대비된다. 다섯째, 그나마 몇 차례 연기 끝에 나온 기대주 최신 모델인 사이버트럭은 또다시 불거진 불량제조 논란으로 출하 연기 상태에 있다.

테슬라의 주가 폭망

한때 엔비디아와 함께 최고의 주식으로 위력을 떨치던 테슬라가 CEO 부재(또는 CEO 리스크)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브랜드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월요일에 15% 급락해 5년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12월 고점 이후 50% 이상 하락했다. 14일에도 주당 249달러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기존 원조 자동차업체들의 시총을 제압하며 최고의 기대주로 위력을 떨치던 테슬라가 CEO 부재(또는 CEO 리스크)와 함께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테슬라 브랜드도 독성을 띠어가기 시작했다.

작년 트럼프의 당선으로 투자자들은 올바른 정치적 베팅을 한 머스크에게 보상을 주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사상 최고치인 488달러를 기록했지만 3월 초에는 약 226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초(3일) 15% 급락한 주당 222달러로 5년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12월 고점 이후 50% 이상 하락했다. 14일에도 주당 249달러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폭락으로 테슬라의 시장가치가 8000억 달러 이상 사라졌으며, 이는 수 년 새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1000억 달러가 넘는 타격을 입었다. (물론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트럼프 행정부를 위한 엘론 머스크의 슬래시-앤-번(일시적 경작을 위해 나무를 벌채해 태우는) 전술에 혐오감을 느낀 테슬라 소유주들은 큰 손실을 보면서도 차량을 팔아치우고 있다.

그리고 전국의 테슬라 전시장은 회사의 놀라운 실패를 보고 싶어하는 수많은 시위대를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물론 최소한 머스크는 여전히 미국 최고권력자인 트럼프 한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엄청난 기술을 투입한 것에 대해 왜 벌을 받아야 하나???”라면서 실제로 그의 차량을 사서 직접 타서 시운전하는 쇼까지 펼쳐 보였다.

하지만 테슬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통령 차량 행렬에 더해 사이버트럭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마 현재 테슬라 사이버트럭까지 불량제조 논란에 휘말려 시끄럽다. 또한 더 저렴한 전기 자동차에 대한 실질적 노력, 무인 자동차에 대한 보다 진지하고 안전한 접근 방식, 신모델 개발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테슬라의 최대 문제점인 CEO 리스크에 부수된 5가지 리스크, 또는 해결과제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판매 부진

테슬라 차량 판매 부진은 미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주 구매자들의 식어버린 애정, 중국 자동차업체 BYD와의 경쟁, 전기차 애정이 식었을 때 대신 살 수 있는 플러그드인 전기차(PHEV)같은 대안 모델 부재, 유럽에서 독일 극우정당 지지에 따른 소비자들의 외면 요소 등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US 뉴스앤월드리포트는 테슬라 대안으로 현대 아이오닉6 등 9종의 전기차를 추천하고 있을 정도다. (사진=현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테슬라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졌나?

가장 쉽고 간단한 설명은 테슬라의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부(DOGE)수장이라는 부업과 그에 따른 대중의 시위를 잠시 제쳐두고라도.) 지난해 테슬라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그리고 출하량은 사실상 제자리였다. 비트코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실적은 저조했다.

미국내 상황을 보자면 테슬라의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약 8%, 지난해 전체로는 12%가 감소했다. 서부 해안 엘리트들의 테슬라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이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해외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의 해외 판매량 감소세를 보면 스페인에서 10%, 스웨덴에서 42%, 프랑스에서 45%,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 48%, 포르투갈에서 53%, 이탈리아에서 55%, 독일에서 무려 76% 감소했다. 머스크의 지지로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은 최근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테슬라는 올해 1월 전년 대비 45% 감소한 유럽에서의 부진한 판매량을 개선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테슬라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 Y 주니퍼’ 조립 라인을 수용하기 위한 일시적인 공장 가동 중단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테슬라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테슬라는 BYD같은 회사들과는 달리 플러그드인 전기차(PHEV)를 판매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전기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때 기댈 만 한 대체재 차량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신제품 부재···노후화되는 모델 라인업들

테슬라에는 최근 몇 년 새 신모델이 없었다. 사진은 나온 지 10년이 됐지만 그 디자인 그대로 생산되고 있는 모델 X. (사진=테슬라)

테슬라에 대해 자주 나오는 비판은 이 회사의 차량 라인업이 점점 오래돼 간다는 것이다.

모델 X는 올해로 나온 지 10년이 됐고, 모델 S는 15년 째가 됐다. 두 차량 모두 처음 출시된 이후로 사소한 업데이트만 받았다. (테슬라 임원은 올해 말 리프레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회사 자동차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델 3’와 ‘모델 Y’는 모두 최근에야 업데이트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늦어지면서 테슬라 경쟁사에게 기회의 창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플러그드인 전기차(PHEV)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현대, 기아, 혼다, GM의 새롭고 흥미로운 전기차가 시장에 출시되면서 갑자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PHEV는 일정 거리 동안 전기로 주행한 후 휘발유로 전환할 수 있는 반면, 기존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와 전기를 모두 사용하지만 충전을 위해 플러그를 꽂을 수 없다. 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카보다 더 많은 전기 전용 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출시된 테슬라의 유일한 신모델은 사이버트럭으로, 출시 이후 7번이나 리콜됐다. 머스크는 빈번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덕분에 더 정기적인 (신모델로의)리프레시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테슬라 판매가 감소하는 동안 테슬라 경쟁사의 전기차 판매는 계속 증가했다.

높은 공신력을 가진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130만 대의 전기차를 구매했다. 전기차는 현재 미국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미국 소비자들은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테슬라 차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할 수 있다.

저렴한 모델의 부재···‘양치기 소년’된 머스크

머스크는 지난 2018년 배터리 데이에 “3년안에 2만5000달러에 판매될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값싼 모델 부재는 테슬라의 신뢰성을 갉아먹었고 고객들의 외면을 불렀다. (사진=유튜브)

수년 동안 머스크는 2만5000달러(약 3600만원)에 판매될 저렴한 전기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왔다. (테슬라의 가장 싼 ‘모델 3’는 6100만원 수준인 4만2000달러 정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2018년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2만5000달러짜리 자동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가진 이 회사의 첫 번째 배터리데이 행사에서는 테슬라가 결국 1년에 2000만 대 이상의 차량, 또는 도요타, GM 또는 폭스바겐 차량 생산량의 약 2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즉, 지키지 못할 과장과 허풍의 공수표를 날린 것이다. (그의 공수표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또한 적극적으로 더 저렴한 테슬라 차량 작업에 대해서도 고객들과 투자자를 속였다.

지난해 그는 로보택시에 올인하기 위해 저가형 전기차 제작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간의 반발이 있은 후, 그는 더 저렴한 테슬라 전기차가 다시 메뉴(계획표)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금은 이 차량이 모델 3 및 모델 Y와 동일한 플랫폼에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투자자들은 이 새로운 차량이 회사의 전반적인 이익을 늘리는 대신 모델 3 및 모델 Y 판매를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기아와 폭스바겐은 실제로 저렴한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중국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쓸 만한 전기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여름 세계최대 중국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전기차에 오른 BYD의 시걸(Seagull)은 주행 거리가 약 190마일(약 305km)이고 표준판매가는 약 1만달러(약 1500만원)였다. 관세가 100% 부과되더라도 시걸은 여전히 대부분의 미국산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것이다.

머스크는 더 저렴한 전기차가 자사의 차세대 차량 플랫폼에서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여기서 또 거짓말을 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모델 2’라고 부르는 차량을 우선시하는 대신 테슬라의 자원을 값비싼 특수한 의미를 갖게 하는 사이버트럭에 투자했다.

그럼에도 현재 진행되는 일련의 사태에서 테슬라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테슬라가 최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언론에서조차 테슬라를 외면하기 시작한 징후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뉴스앤월드리포트는 3월 13일자에서 “고급 전기차 쇼핑객을 위한 게임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다”라며 테슬라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로 우리나라의 현대차, 기아차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닛산, 폴스타, 폭스바겐, 루시드, 포드 등의 브랜드를 높은 평가점수와 함께 대안으로 추천했다. (현재 테슬라 라인업은 세단 2대, 크로스오버 2대, 픽업 1대로 구성돼 있다. 모델 3는 테슬라 브랜드에서 가장 작고 저렴한 차량으로 약 4만2000달러다. 두 번째 차량은 약 8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모델 S다. 크로스오버의 경우 테슬라는 모델 X와 Y를 제공합니다. 모델 Y는 약 4만5000달러부터 시작하며, 더 크고 다재다능한 모델 X는 기본형으로 약 8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이 제품군의 최신 모델이자 이제 출시 2년 차인 사이버트럭도 약 8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평가점수와 함께 공개한 테슬라차량 대안 모델의 평점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 기사 내용 캡처

https://cars.usnews.com/cars-trucks/advice/tesla-alternatives

▲테슬라 모델 3(약 4만2000달러) 대안=2025 BMW i4(전체 점수: 8.7/10, 5만2800달러), 폴스타 2(8.9, 6만4800달러), 현대 아이오닉 6(8.7, 3만7750달러), 닛산 리프(8.1, $2만8140달러) ▲테슬라 모델 S(약 8만 달러) 대안=루시드 에어(9.2, 6만9900달러) ▲테슬라 모델 Y(약 4만5000달러) 대안=기아 EV6(8.9, 4만2600달러), 폭스바겐 ID.4(7.9, 4만2000달러), 현대 아이오닉 5(9.1, 4만2500달러), 포드 머스탱 마하-E(9.0, 3만6495달러)

우울한 로보택시 사업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도 부진하다. 머스크가 로봇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 놓는 동안 웨이모와 다른 회사들은 도로에서 실제 무인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웨이모)

물론 머스크는 테슬라에 2만5000달러(약 3600만원) 짜리 차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회사의 미래는 AI, 특히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있다.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는 ‘저렴한 모델’을 만들려는 회사의 지침에 대해 “일반적인 2만5000달러짜리 모델을 갖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우리가 믿는 것과 완전히 어긋날 것이다”라고 싹을 잘라 버렸다. 자신의 이전 발언도 전혀 괘념치 않고 무시해 버렸다.

머스크는 이제 테슬라가 자율 주행 문제를 해결하기 직전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거의 10년 전에 이미 “완전 자율 주행차가 바로 코앞에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언급하며 “옵티머스는 매출이 10조 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로봇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 놓는 동안 웨이모와 다른 회사들은 도로에서 실제 무인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알파벳 소유의 이 회사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우버와 첫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오스틴에는 테슬라의 본사가 있으며, 머스크가 이번 여름에 자체 로보택시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한 도시이기도 하다.

문제는 테슬라가 웨이모가 이미 한 일을 실현하기 시작할 지점에 와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2016년 이후에 제작된 모든 테슬라 차량에 완전 자율 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가 장착된다는 약속은 완전히 거짓으로 판명됐다. 머스크는 회사가 FSD 패키지를 구매한 차량 소유자의 차량에 탑재된 컴퓨터를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테슬라는 이미 회사가 차량의 성능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집단 소송의 표적이 됐다.

최신차량 사이버트럭 불량 논란

테슬라가 고객들의 기대 끝에 내놓은 사이버트럭도 현재 거센 불량제조 논란에 휘말려 있다. 창문해 패널 금속이 미북부지역의 차가운 기온에서 떨어져 나갔다는 고발 영상의 일부.(사진=라이드 토마스코 유튜브)

처음에는 약간의 열광적 반응을 받은 사이버트럭도 실패작으로 돌아섰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결국 1년에 50만 대의 사이버트럭을 판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작년에 이 회사는 약 4만 대만 판매했다.

게다가 최근 거센 불량제조 논란에 휘말렸다.

이 회사는 최근 일부 사용자가 차량 트림(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유리창 윗부분과 지붕사이의 덧댄 금속)부준이 저절로 떨어져 날아가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나오자 문제 해결을 하는 동안 배송을 보류하기로 했다.

문제를 겪은 사이버트럭 구매자가 유튜브에 올린 고발 영상을 보면 테슬라는 사이버 트럭 트림을 (놀랍게도)접착제로 붙여 만들었고 이게 떨어져 나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떨어져 나갔다면 다른 주행차량과 운전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주면서 치명적 사고를 일으킬 위험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한 것이다.

이는 한 소비자의 유튜브 고발로 이어져 사이버트럭의 신뢰성에 결정적인 흠이 가게 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사이버트럭은 트림 이외에도 차량의 상당수 부위를 용접이 아닌 접착제를 사용해 만들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즉, 사이버 트럭 뒷면 좌우 금속판, 그리고 차량 뒷판 금속판(베드트림)이 접착제로 붙여져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겪은 사이버트럭 구매자가 유튜브에 올린 고발 영상을 보면 테슬라는 사이버 트럭 트림을 (놀랍게도)접착제로 붙여 만들었고 이게 떨어져 나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떨어져 나갔다면 다른 주행차량과 운전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주면서 치명적 사고를 일으킬 위험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한 것이다.

자동차전문지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 소유자 포럼의 여러 게시물을 인용, 테슬라 서비스 담당자는 배송을 기다리는 고객에게 트럭에 ‘봉쇄 보류(containment hold)’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 과정에서도 고객들에게는 이것이 차량의 트림 문제와 관련있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봉쇄 보류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에 차량의 품질 문제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취하는 사전 조치다. 지연은 느슨한 트림의 심각도에 따라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게다가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 트림에 대한 문제에 대한 소식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여름에 “부적절하게 부착된... 트렁크 베드 트림 세일 아플리케”로 인해 1만 1000대 이상의 사이버트럭을 리콜했다.

또한 사이버트럭은 2023년 12월 공식 출시 이후 7번 리콜됐다. 테슬라는 100만 대 이상의 예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약 4만대의 트럭을 판매했다. 중고차 매장에 사이버트럭이 쌓인다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보고도 있을 정도다.

오스틴의 테슬라 사이버트럭 공장 근로자들은 지난해 12월에 3일간 집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특별 고문으로 승진한 이후, 사이버트럭은 머스크의 연방 정부 인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낙서와 파괴 행위의 표적이 됐다 .

머스크, 스타링크로 우크라 협박하다가 꼬리내리기도

유텔샛의 저궤도 통신 위성 운행도. (사진=유텔샛)

머스크 리스크는 테슬라 전기차에 그치지 않는다.

이달초에는 스타링크를 앞세워 폴란드 외무장관을 협박하다가 결국엔 꼬리내리는 망신스런 사태를 겪기도 했다.

10일 머스크가 망신스레 꼬리를 내리기 전까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월28일 트럼프 미대통령은 희토류 협상 불만으로 백악관 트럼프-젤렌스키 협상 파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및 통신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3월 10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소셜미디어 X에서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사용비용을 내고 있는)폴란드의 라도슬라프 시콜스키 외무장관과 가진 대담에서 자신이 스타링크를 끄면 우크라이나 전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콜스키 장관도 지지 않고 “스타링크가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로 판명될 경우 폴란드가 대체 공급업체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맞받아졌다. 당시 루비오 미국무장관은 “아무도 우크라이나와 스타링크를 끊겠다고 위협한 적이 없다”고 물러섰다.

사실 폴란드 외무장관에겐 카드가 있었다. 이런 공방이 있기 1주전부터 프랑스 유텔샛이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군사위성용 스타링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월 4일 유텔샛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인터넷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 이어질 경우 유텔샛이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추측과 함께 전날부터 유텔샛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앞서 3월6일 에바 베르네케 유텔샛 CEO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모두가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대량으로 교체할 수 있는지 묻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점이 작용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유텔샛은 현재 600개가 넘는 저궤도위성군 외에도 35개의 GEO 위성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뒤늦게 이런 낌새를 알아챈 머스크가 10일 “스타링크를 중단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사실상 꼬리를 내린 것이다. 12일 미-우크라이나간 사우디 회담 이후 합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통신 원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기 이틀전이다.

유텔샛이 스타링크를 대체할지는 현재로선 완전히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지원을 중단하면 즉각 EU에서 프랑스의 유텔샛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에는 가치하락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유텔샛은 인터넷통신 연결을 위한 위성을 생산하는 회사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같은 로켓을 사용해 저궤도(LEO)와 정지궤도(GEO)에 위성을 배치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영국의 위성 회사 원웹과 사업 통합 계약을 맺으면서 매출 세계 3위의 위성 운영자가 됐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자회사인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부와 경쟁한다.

모든 것에 ‘머스크 리스크’

머스크의 행동에 환멸을 느낀 테슬라차 소유자들이 테슬라 브랜드 대신 다른 차량의 브랜드를 붙인 인증 사진들. 테슬라 로고를 도요타, 혼다, 마쯔다 로고로 갈아 붙였다. (사진=쓰레드@marketingmentor.in)

그리고 일론이 있다. 그리고 DOGE가 있다. 그리고 파시스트식 경례가 있다. 그리고 전기톱이 있다. 그리고 그 어두운 선글라스 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있다.

머스크의 익살스런 짓은 테슬라 브랜드를 독성 브랜드로 만들었다.

환멸을 느낀 소유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차량을 다른 차량 브랜드의 로고배지로 바꾸거나 절박하게 들리는 스티커(예를 들면 머스크가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를 사용해 억만장자 CEO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 쇼룸 밖에서 머스크의 연방 정부 업무 떠맡기, 회사 주가를 손상시키는 것에 반대하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순자산을 삭감하려는 대중적 노력의 일환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테슬라 매장에서 방화와 파괴 행위가 보고되고 있다. 테슬라 충전소가 방화로 불붙는가 하면 오리건주의 쇼룸에는 총격이 가해졌다. 콜로라도에서는 한 여성이 테슬라 매장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체포됐다. 테슬라 차량에 나찌문양과 욕설이 새겨졌다. 시애틀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이버트럭 4대가 파괴됐다. 분노는 현실이다.

명심할 점은 이 모든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테슬라의 매출이 이미 감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처럼 점점 커지는 소비자 불만으로 인해 이번 봄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이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많은 거짓과 환상···휴머노이드 로봇에서 희망을 본다지만

무엇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지지자들은 테슬라가 머스크를 이끌고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특히 지난 여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급여 패키지 승인 투표를 실시한 후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CEO를 해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는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엄청난 신뢰의 투표였으며, 이는 머스크의 행동을 검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정부에서 DOGE 수장을 맡거나 히틀러식 경례를 하기 이전의 일이며, 또한 주가가 급전직하하기 이전의 일이었다.

테슬라 이사회는 분명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로빈 덴홀름 회장과 제임스 머독(루퍼트 머독의 아들) 이사는 모두 지난 한 달 동안 수백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많은 것이 머스크의 약속(더 저렴한 테슬라, 차세대 차량 플랫폼, 실제 작동하는 로보택시 서비스)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모든 테슬라를 구매할 수 있지만, 테슬라의 미래가 수많은 거짓과 환상에 기반하고 있다면 이 화재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분명한 것은 이 회사의 미래는 AI, 특히 자율주행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의 경쟁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가속도로 성장중인 중국의 수많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거의 같은 출발점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출난 실적을 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세계최대 부자 일론 머스크는 위기의 테슬라를 구해 낼 수 있을까.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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