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 희한한 마을이 많지만, 알래스카의 작은 항구 도시 휘티어(Whittier)만큼 기묘한 곳은 없을 겁니다. 이곳은 주민 전체가 '베기치 타워'라는 단 한 채의 빌딩 안에 모여 살고 있어, 마을 자체가 곧 빌딩이고 빌딩이 곧 마을인 곳입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이 마을의 비밀을 소개합니다.

1. 지붕 아래 모든 것이 있는 '수직 마을'
휘티어의 주민 약 250명은 14층짜리 건물 하나에 모여 삽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닙니다.

건물 안에는 시청, 경찰서, 우체국, 마트, 세탁소는 물론이고 심지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연결된 통로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도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들은 슬리퍼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 장을 보고, 시청 업무를 보며 이웃과 인사를 나눕니다.
2. 나가는 길은 오직 하나, 통제되는 터널

휘티어가 '나갈 때는 마음대로 못 나간다'는 별명을 얻은 이유는 육지로 연결된 유일한 통로인 '안톤 앤더슨 기념 터널' 때문입니다.

약 4km에 달하는 이 터널은 편도 1차선인데, 기차와 자동차가 함께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30분마다 통행 방향이 바뀌며, 밤 10시 30분이 되면 터널이 완전히 폐쇄됩니다. 만약 밤늦게 마을 밖에서 터널 입구에 도착했다면, 다음 날 아침 문이 열릴 때까지 차 안에서 밤을 지새워야 합니다.
3. 휘티어 여행 시 참고할 점

이 이색적인 마을을 방문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에서 기차나 차로 약 1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지만, 터널 통행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에게 친절하지만, 그들의 거주 공간인 베기치 타워 내부를 구경할 때는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건물 내 작은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서 하룻밤 묵으며 '빌딩 마을'의 밤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