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BL 일기]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을 눈 앞에서 직관하다

항저우/서호민 2025. 8. 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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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항저우(중국)/서호민 기자] 대회 5일차. 날씨는 여전히 한국보다 뜨겁다.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더웠다. 실제 이날 항저우의 실외온도는 3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8강 전에서 에투겐대과 칭화대에게 패해 탈락한 연세대와 건국대는 이날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사실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기가 싫었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할 겸 시내로 나가 쇼핑도 하고, 항저우에 온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맥도날드도 맛봤다.

오전, 오후 일정을 마친 뒤 저녁 시간에는 선수단과 함께 경기장으로 향해 파이널 포를 관람했다. 에투겐대(몽골)-국립정치대(대만), 칭화대(중국)-하쿠오대(일본)의 4강 전이 열렸다. 

 

전날 칭화대와 8강 전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승리를 빼앗긴(?) 건국대 선수들은 “아, 우리가 지금 저기서 뛰고 있어야 되는데~”라며 아쉬움 섞인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반가운 손님도 경기장에 등장했다. 바로 중국이 낳은 최고 농구스타 야오밍이었다. 중국농구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야오밍은 리얼리그 최고경영자 제이 리와 오래 전부터 밀접하고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야오밍이 경기장에 등장하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시선은 온통 야오밍에게로 집중됐다. 나 역시 VIP 존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야오밍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칭화대와 하쿠오대의 전반전이 끝난 뒤 1층으로 내려온 야오밍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223cm의 걸어다니는 만리장성을 실제 눈 앞에서 보니 “와”라는 감탄사 밖에 안 나왔다. 확실히 크긴 크더라. 한국의 2미터 장신 선수들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언제 또 야오밍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을까. 버킷리스트를 채운 기분이었다. 덕분에 농구맨 영상콘텐츠도 하나 건졌다.

 

전반 15분의 하프타임 동안 3점슛 콘테스트가 진행됐다. 3점슛 콘테스트는 제한 시간 60초 내 5개 구역에서 총 25개(구역당 5개)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총 5명의 선수가 참여했는데 한국선수들 중에서는 연세대 이해솔과 건국대 김태균이 나섰다. 

 

이해솔과 김태균은 이번 대회 3경기에 출전해 각각 12개, 11개의 3점슛을 터트리는 등 슈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삼일고 출신 슈팅가드 김태균은 건국대 황준삼 감독과 문혁주 코치의 총애를 받으며 대학리그 첫해부터 적응기 없이 주전급으로 활약 중이다. 

 

처음 나선 국제대회임에도 불구 자신의 몫을 충실히 이행하는 그에게서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구나’라는 걸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태균은 3점슛 콘테스트에서도 강심장의 면모를 뽐냈다. 

 

총 15개의 3점슛을 성공한 김태균은 12개를 넣은 에투겐대의 투식을 꺾고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에서 김태균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석에 있는 건국대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크게 환호했다. 아마 김태균의 3점슛 콘테스트 우승으로 건국대 선수들도 전날 패배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지 않았을까.

한편, AUBL 대회는 순위 결정전을 통해 모든 팀의 순위를 가린다. 연세대와 건국대는 다득점 우위에 의해 5~6위 결정전으로 향했고, 현지시간으로 잠시 후 오후 2시 진장체육관 연습 코트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참고로 순위결정전은 중계방송 없이 진행된다.

AUBL 결승전의 주인공은 국립정치대(대만)와 칭화대(중국)다. 결승전은 오후 7시 30분 진장체육관에서 열린다. 정치적인 이슈로 엮여있는 두 국가의 만남에 벌써부터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결승전 하프타임에는 스킬스챌린지가 진행된다. 총 8명의 선수가 참여하며 건국대 김준영과 연세대 이주영이 한국 선수들을 대표해 나선다.

국립정치대와 칭화대의 결승전을 끝으로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AUBL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대회 초반부에 현지 음식 입맛이 안 맞고, 날씨도 너무 더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정이 든 것일까. 떠날 때가 되니 웬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온다.

연세대와 건국대 선수단은 25일(월) 오후 3시 10분 비행기 편으로 귀국한다.


#사진_AUBL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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