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번호, 예측 가능하다?
‘일확천금’이란 단번에 천금을 움켜쥔다는 뜻으로,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많은 재물을 얻음을 이르는 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복권’이다.
이 같은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동안 단순히 운으로만 생각했던 로또 1등 당첨번호에 일종의 패턴이 있고, 이를 분석한다면 1등 번호를 예측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이런 달콤한 상상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팩트체크]
◇ 몬테카를로, 제외수 등 당첨번호 분석 방법 주장 '각양각색'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당첨번호를 예측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자신들이 첨단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을 분석해 확률이 높은 번호들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분석 업체들은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 분석에 ‘몬테카를로 방법’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몬테카를로 방법이란 우연 현상에 대한 통계 이용법을 말한다. 무작위로 추출된 숫자를 이용해 함수의 값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수학, 물리학, 통계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몬테카를로 방법을 이용한다고 밝힌 A업체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106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A업체는 국내 최고 기록을 인증하는 기업인 한국기록원에서 지난 2019년 12월 ‘로또 복권 당첨자 최다 배출’ 인증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입증자료를 통해 인증서가 발급됐는지는 알 수 없다.
유튜브에서도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유튜버들은 공통적으로 로또 당첨번호 발표 전 회차에 나왔던 번호가 다음 회차에 1~2개 이상 거의 나온다고 주장했다.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이론 가운데는 ‘제외수 논리’도 있다. 로또 번호 추첨 시 나올 확률이 30% 미만인 숫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 전문가들, “로또 번호는 패턴 없다”… 로또 명당과 같은 원리일 뿐
통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 업체와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로또 당첨번호의 경우 ‘독립시행’이기에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독립시행이란 같은 조건에서 반복 가능하며, 매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들을 말한다.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 다음 사건의 시행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로또 당첨번호 역시 마찬가지의 경우다. 예전에 1등 번호였던 숫자들이라도 다음 당첨번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이전 게임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또 추첨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당첨번호에 대한 패턴이나 법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남대학교 통계학과에서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 ‘로또복권의 당첨번호에 대한 무작위성 검정’에 따르면 로또 1등 당첨번호들은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무작위성을 만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물리학 전공의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몬테카를로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 가능한 모든 샘플링 할 수 있는 무작위 수의 전체 범위에서 통계상 의미가 있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추리는 과정을 말한다”며 “이를 로또 당첨번호 분석에 이용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로또 당첨번호는 독립시행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로또 당첨번호는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저명한 수학자 마틴 가드너는 “우연은 기억도 양심도 없다. 동전은 던진 결과를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하겠다는 허황된 꿈 대신 현실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종 판정 : 전혀 사실아님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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