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 화재…대구서만 올해 6번째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또 발생했다. 올해 대구에서만 벌써 6번째다. 화재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8분쯤 달서구 용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인근 아파트 주민 3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차량 37대, 인원 107명을 투입해 27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불길은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대구에서는 70건의 김치냉장고 화재가 발생해 2억7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 중 위니아 딤채 제품 화재가 64건(91.4%)을 차지한다. 올해에도 대구에서는 이날 화재를 포함해 6건의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하는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는 대부분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이다. 화재 원인으로는 전자회로기판의 장기간 사용과 부품 주변에 먼지 등 이물질이 쌓인 채로 전류가 흐르면서 생기는 '트래킹 현상' 등 부품 성능 저하가 주로 꼽힌다. 제조사 '위니아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무상으로 리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 노후 김치냉장고가 언제 불이 날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전락했지만 행정당국의 대처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서 꾸준히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2005년 9월 이전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대체로 노령인구인 탓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의정부시의 적극적인 대처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정부시는 지난 5월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 노인 등 취약계층 6천149가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문제의 제품을 사용하는 62가구를 발굴, 리콜 신청을 지원하기도 했다.
백찬수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제품을 구매한지 20년이 넘은 탓에 제조사에서도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가구 파악이 힘든 것으로 안다"며 "동별로 있는 통장 등을 활용해 고령층에게 알리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제품들 중 아직 리콜이 들어오지 않은 제품이 전국적으로 약 1만 대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소방본부에서도 각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김치냉장고 상태를 확인하는 등 문제가 되는 제품이 안전하게 교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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