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 강원도 인제에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산책길이 있다.
설악산 자락을 따라 흐르는 내린천 옆, 야생화가 반기고 숲이 그늘을 드리우는 곳. 하추자연휴양림은 그 자체로 작은 휴식의 세계다.
야생화 가득한 트래킹 코스, 초여름 걷기 좋은 길

하추자연휴양림의 핵심은 단연 4km 웰빙 트래킹 코스다.
트래킹 코스는 A코스와 B코스로 갈라져 있어 걷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숲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걷다 보면 50여 종에 달하는 야생화가 좌우로 피어나며, 산책자에게 조용한 인사를 건넨다.
특히 지금 이 계절엔 노랑꽃창포, 원추리, 꼬리풀이 만개하며 황금빛 산책길을 만들어낸다. 중간중간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하추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어, 자연과 풍경 모두를 품은 길이 된다.
자작나무 아래 걷는 하얀 숲길, 원대리 자작나무숲

하추자연휴양림에서 차로 20분 거리, 한적한 산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는 원대리 자작나무숲이다.
이곳은 빽빽하게 솟은 자작나무들이 하얀 기둥처럼 서 있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초록 잎이 무성해지는 6월, 하얀 나무와 푸른 잎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자연의 터널은 산책 그 자체가 힐링이 되는 순간을 선사한다.
산책로는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편하게 걷기 좋고, 특히 빛이 자작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순간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완벽하다. 자연의 미학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내린천에서의 짜릿한 여름, 래프팅과 수상 액티비티

산책 후엔 액티비티로 온몸을 깨워보는 건 어떨까. 하추자연휴양림 바로 아래로 흐르는 내린천은 강원도 여름의 대표 수상레포츠 성지다.
맑고 차가운 물줄기를 따라 즐기는 래프팅은 6월부터 성수기를 맞이하며,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다.
내린천 주변에는 펜션과 캠핑장도 잘 갖춰져 있어, 하루쯤 머물며 물놀이와 휴식, 그리고 숲속의 고요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계곡 중간중간엔 물놀이 포인트도 많아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원시 숲 속의 진짜 쉼, 방태산자연휴양림

하추자연휴양림보다 조금 더 깊은 숲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방태산자연휴양림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은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자리하며, 구룡덕봉과 주억봉 사이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대형 자연휴양림이다.
방태산은 좀 더 야생적이고 원시적인 자연을 간직한 곳으로, 본격적인 산림욕과 트래킹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이단폭포가 대표 볼거리로 꼽히며, 6월의 풍성한 신록과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가 어우러져 깊은 숲 속 청량함을 더한다.
야영과 숙박, 모두 가능한 힐링형 여행지

하추자연휴양림은 단순한 산책로만 있는 곳이 아니다. 야영장과 숙박동, 자연학습 공간까지 갖춘 복합형 자연휴식처로, 인제 산림조합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자연을 그대로 살린 하추리 마을 안에 자리잡은 이 휴양림은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조용히 머물다 가기 좋은 공간이다. 예약을 통해 숙박도 가능하며, 인근 명소들을 하루에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거리여서 가벼운 1박 2일 일정에도 최적화된 코스를 제공한다.
인제 하추자연휴양림 정보 요약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인제읍 하추로 686
- 트래킹 코스: A코스, B코스 (4km)
- 야생화 개화기: 5월 말 ~ 6월 중순
- 주변 명소: 원대리 자작나무숲, 내린천 래프팅, 방태산자연휴양림
- 운영: 인제 산림조합
걷는 이의 속도에 맞춰 바람이 불고, 길 위엔 들꽃이 피어난다. ‘하추자연휴양림’은 단순히 풍경을 보는 여행이 아니라, 자연과 호흡하는 하루를 경험하는 곳이다.
그 길 위에서 무심코 스친 야생화 한 송이가 마음을 환기시켜줄지 모른다. 이번 주말,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인제의 숲길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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