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이 미국과 중국 중심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지나친 규제 중심 정책으로 인해 AI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유럽연합(EU)이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EU는 9일(현지시간) 유럽 내 대규모 AI 훈련이 가능한 'AI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AI 대륙 행동계획'의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을 유럽에서 개발하기 위함이다.
헨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AI 기술은 유럽을 더 경쟁력 있고 안전하며, 기술적 주권 국가로 만드는 핵심"이라며 "AI를 놓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I 분야에서 미국은 중국을 앞지르고 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미국에는 주목할 만한 AI 모델이 40개나 존재하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중국 15개, 프랑스 3개, 한국과 캐나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1개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AI 모델들의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개발해 서비스 중이다. 이에 EU 측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초로 대륙 차원에서 AI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했다. AI 기가팩토리에는 슈퍼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시설 등이 배치된다.
기업과 연구진이 활용할 수 있는 AI 인프라를 유럽 내에 보유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AI 기가팩토리에는 약 10만 장의 최첨단 AI 칩이 탑재되며, 이는 기존 AI 인프라보다 4배 더 많은 용량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최대 5개의 AI 기가팩토리에 200억 유로(약 32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민간 부문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위원회는 클라우드 및 AI 개발법(Cloud and AI Development Act)도 제안할 방침이다.

이 법을 통해 EU는 향후 5~7년 내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최소 세 배로 늘리고, 지속가능성이 높은 데이터센터를 우선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EU는 대용량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 랩(Data Labs)을 설립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된 방대한 양의 고품질 데이터를 통합하고 큐레이션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럽 최고의 AI 연구자와 전문가들을 유럽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핵심 분야에서 AI 및 생성형 AI 관련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차세대 AI 전문가를 양성하고 근로자의 기술 향상 및 재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AI 규제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집행위원회는 기업들의 AI법 준수를 지원하기 위해 AI법 서비스 데스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유럽의회 소비자보호위의 법률책임자 프레데리코 올리베이라 다 실바는 "AI법의 상당 부분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집행위원회가 일부 요건을 완화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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