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디저트로 승부수"…CU, 특화매장으로 편의점 생존 경쟁 돌파할까
단순 구매 넘어 ‘경험’ 파는 ‘DIY 체험존’ 눈길
시장 포화·소비 침체 속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편의점 업계가 끝나지 않는 '무한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신규 출점을 통한 양적 성장 여력이 줄어든 데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규 출점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카테고리를 전면에 내세운 '특화 매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편의점들은 출점 경쟁 대신 상품 차별화 등 '내실 다지기'로 생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기자는 12일 오전, 그 변화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CU성수디저트파크점을 찾았다.

"내 입맛대로 커스텀"…편의점이 제안하는 '디저트 놀이터'
약 120㎡(약 36평) 규모의 매장에 들어서면 일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필품 진열대 대신 화려한 디저트 쇼케이스가 시선을 끈다. 디저트 상품 구색을 일반 점포보다 약 30%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제품도 단순히 쌓아두지 않고, 브랜드별·테마별로 묶어 하나의 코너처럼 연출했다.
고객 취향을 반영한 'DIY 체험존'은 편의점 같지 않은 새로운 느낌을 준다. 고객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매장에 비치된 오븐형 에어프라이어와 휘핑크림 디스펜서, 각종 토핑을 이용해 자신만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 CU의 히트 상품 '연세우유 크림빵'을 구매한 뒤 휘핑크림을 더 얹거나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구워 맛보는 식이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이들은 "편의점 빵은 가성비로 먹는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여기서 직접 토핑을 얹어 예쁜 접시에 담으니 유명 카페 디저트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get커피' 디스펜서, 즉석에서 과일을 골라 만드는 '리얼 과일 스무디' 기계, 생과일(조각과일) 키오스크, 즉석 토스트 기기 등 디저트 전문점에나 있을 법한 장비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CU의 자체 브랜드(PB) 'PBICK' 제품도 마련됐다.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즉석 스무디를 방송인 추성훈이 유튜브에서 소개하며 '추성훈 스무디'로 유명해진 스무디 기계는 인기에 힘입어 발 빠르게 도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성수 상권 특성을 반영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농심 '신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 외국인 수요가 높은 상품을 따로 모아놓은 공간도 구성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상품 구매를 넘어 체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기획했다"며 "외국인 구매 상위 5개 안에 들어가는 상품들로 매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 불황 속 '차별화 전쟁'…절박함이 만든 신선함
이날 현장에 참석한 BGF리테일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는 자부심과 함께 절박함이 묻어났다.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CU의 지난해 실적은 유통업계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조612억원, 영업이익 25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 0.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2.9%에서 지난해 2.8%로 소폭 하락했다. 편의점 부문 매출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CU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98%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약 8조8800억원으로 집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지난해 별도 매출액은 8조9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2.2%에서 지난해 2.1%로 더 내려앉았다.
양사 모두 2%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이 '편의점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에 실적 방어에 성공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업계 4위' 이마트24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530억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65억원 확대된 463억원을 기록했다. 점포 효율화 작업으로 점포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재고 처분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유철현 BGF리테일 팀장은 "최근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올해를 성장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상품 차별화가 필수적이며, 특히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바이럴 효과가 큰 디저트를 특화 카테고리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업체가 내실 강화와 저수익 점포 정리, 상품 차별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성수에서 K-디저트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짝 인기' 넘어야 할 숙제는…"수익성 개선의 돌파구 될까"
다만 디저트 특화 매장이 안고 있는 한계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시도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화려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 특화 장비 도입에 따른 초기 투자비와 운영 비용 증가는 편의점의 핵심 과제인 수익성 제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고 상권 경쟁력이 뚜렷한 성수에서의 성공 사례가 향후 일반 가맹점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CU의 이번 시도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특화 요소이자, 절박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GS25는 장보기 상품을 편의점보다 더욱 늘린 신선강화매장(FCS) 확대를 통해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이마트24는 스탠다드 점포 오픈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편의점이 '필요할 때만 급히 가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누리기 위해 직접 찾는 곳'으로 변모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만이 갖는 편리함과 특별함은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별 차별화 요소 없이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며 "상품 경쟁력은 당연하고, 여러 서비스 전반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U의 지난해 디저트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62.3%에 달했다. '두바이 시리즈' 판매량은 이달 초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러한 '상품의 힘'을 '공간의 힘'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번 성수디저트파크점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민재 BGF리테일 영업개발부문장은 "최근 K-디저트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성수디저트파크점은 CU가 보유한 디저트 상품 기획력과 트렌드 대응력을 집약한 편의점"이라고 말했다.
박정권 BGF리테일 상무(운영지원본부장)는 "성수점은 직영점으로 먼저 선보이지만, 고객 반응에 따라 향후 가맹점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곳을 K-디저트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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