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홈플 전단채] 하나증권과 투자자 해석 엇갈린 상품 설명서

/사진=하나증권

하나증권이 판매한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의 상품 설명서를 두고 핵심 정보를 오인하도록 안내받았다는 투자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설명서상 유동화 구조도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신용보강기관이 있는 것처럼 표시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나증권은 ABSTB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구조도였을 뿐이란 입장이다.

홈플러스 ABSTB의 공식적인 발행 정보에도 외부 기관을 통한 신용 강화가 아닌 자체 신용보강 상품이라 표기돼 있는 만큼, 결국 불완전판매 여부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조사에서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했는지가 중점 점검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블로터>가 입수한 하나증권의 홈플러스 전단채 투자 설명서 중 유동화 구조 예시도에는 발행사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중심으로 신용보강기관과 투자자가 연결돼 그려졌다. 이 설명서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인 2월25일 마지막으로 발행된 전단채의 안내문이다. 이어지는 용어 설명 항목에도 외부 신용보강 및 유동성 제공자의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이 기재됐다.

하나증권이 투자자에게 제공한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상품 설명서 갈무리. 유동화 구조 도식도에 지급보증·신용공여 등을 맡는 신용보강기관이 표시됐다. /사진 제공=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투자자

투자자들은 해당 도식을 두고 존재하지 않는 외부 신용보강기관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ABSTB도 마치 제3의 신용보강기관이 SPC에 지급보증이나 신용공여 등을 제공하는 것처럼 오해를 일으켰다는 얘기다.

자신들이 기초자산인 카드매출채권의 직접 채권자가 아니라 수익권자에 불과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투자자가 직접 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회생 절차에서 DIP금융이 우선 변제되면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홈플러스는 MBK와 메리츠금융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 DIP를 확보해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전단채 투자자는 기초자산인 카드매출채권의 직접 채권자가 아니라 유동화 구조를 통해 발행된 증권의 수익권을 보유한 투자자다.

이 때문에 회생절차에서 DIP금융 등 우선순위 채권이 먼저 상환되고 남은 재산으로 기존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이뤄진다. 이 경우 투자금 회수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상품 설명 과정에서 이와 같은 구조적 위험은 가능성조차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입은 피해를 상상하지도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이 투자자에게 제공한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상품 설명서 갈무리. 주요 용어 설명란에 외부 신용보강 및 유동성제공자에 관한 설명을 기재했다. /사진 제공=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투자자

반면 하나증권은 상품설명서에 담긴 유동화 구조 예시도가 해당 상품의 실제 거래 구조를 나타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도식은 일반적인 유동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라는 것이다. 해당 상품은 원금의 일부 또는 전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조건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서는 해당 전단채의 신용보강 유형이 자체 신용보강으로 등록됐다. 신용보강기관은 홈플러스로 표시돼 있어 외부 지급보증기관이 참여한 구조는 아닌 것이다.

하나증권은 예시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구조도가 일반적인 유동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였는지, 투자자가 실제 상품에 신용보강이 존재하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시도 자체가 곧바로 불완전판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예시도와 실제 상품 구조 사이에 차이가 있었고, 그로 인해 투자자가 상품의 신용위험이나 권리관계를 다르게 인식했다면 면밀히 살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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