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로 선보인 '메타버스 실현 조건' [현장+]

"지금은 (다른 기업들의 메타버스와 달리)에픽게임즈가 제시한 메타버스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과정에 있다. 여러 경쟁사들이 있지만, 에픽게임즈의 툴을 통해 기업이 만든 메타버스의 퀄리티를 뛰어넘는 것이 개인에게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의 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들어 메타(구 페이스북),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거대 기업이 메타버스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추세와 관련해 에픽게임즈가 제시하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답변이다.

7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본부장,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이상열 에픽게임즈 코리아 부장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안신혜 기자)

특히 박 대표는 "그동안 다수의 기업이 크리에이터들에게 완전한 자율권과 고품질의 툴, 공정한 생태계 모델을 제시하지 않고 메타버스를 논해 왔다"며 "에픽게임즈는 진정한 오픈 메타버스를 이야기해 왔는데, 이런 점에 있어 타 기업들과 차별화돼 왔다"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툴을 기반으로 진정한 오픈 메타버스 생태계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에픽이 장담한 '누구나 만드는 메타버스', 2년 뒤 실현되다

에픽게임즈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리얼 엔진의 최근 성과와 신기술을 공개하고 메타버스를 위한 새로운 크리에이터 툴 및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를 선보였다.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는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 내에서 크리에이터나 개발자가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한 툴과 워크플로(시스템)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퍼블리싱(유통)할 수 있는 언리얼 에디터다. 에픽게임즈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이하 UEFN) 베타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의 특징. (사진=안신혜 기자)

에픽게임즈는 UEFN을 통해 진정한 메타버스를 실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박성철 대표가 언급한 메타버스 생태계가 실현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UEFN에서 실현가능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에픽게임즈는 UEFN 보다 먼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2021년 12월 에픽게임즈 코리아 사옥에서 선보인 언리얼 엔진5(UE5)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언리얼 엔진5 익스피어리언스' 시연회를 통해서다.

당시 박성철 대표는 "언리얼 엔진5의 기술을 한 데 모으면 영화 매트릭스처럼 실제와 가사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가상현실(메타버스)을 구현해내 수 있을 것"이라며 "가정용 콘솔만으로 영화 매트릭스를 리얼타임(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누구나 이런 수준의 메타버스를 만들 수 있는 미래가 머지 않아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매트릭스 테크 데모는 메타휴먼, 7000여개 빌딩, 차량 약 8만대, 260킬로미터 이상의 도로 등으로 실제 도시를 구현한 듯한 메타버스를 구현했다.

그 때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현재, 박 대표가 언급한 누구나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고품질 툴이 실제로 공개됐다. 바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다. 실제로 에픽게임즈는 UEFN에 대해 '에픽게임즈가 추구하는 개방적인 메타버스를 향한 비전이 집약된 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왜 '포트나이트'일까

에픽게임즈는 왜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메타버스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일까.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의 이용자 저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신혜 기자)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전세계 포트나이트의 이용자는 5억명 이상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경쟁 게임에 비해 플레이어 수가 적지만,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이다.

주목할 점은 이용자들은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하는 전체 시간 중 40% 가량을 UGC(사용자 창작 콘텐츠)에 할애한다는 것이다. 포트나이트를 창작 툴인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이하 포크리)'를 통해서다.

포크리는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모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 게임 모드다. 이용자는 주어진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포크리를 이용해 배틀로얄 또는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데, 다양한 게임 또는 새로운 콘텐츠가 5억명에 달하는 포트나이트 이용자를 기반으로 현재 만들어지고 있다.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 (사진=에픽게임즈)

이 포크리에서 한 단계 도약한 버전의 메타버스 제작 툴이 바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다. UEFN은 언리얼 엔진5의 기술을 포함해 메타버스를 위한 신규 프로그래밍 언어 '벌스(Verse)', 통합형 멀티플랫폼 마켓플레이스 '팹(Fab)' 등 에픽게임즈의 신기술을 활용해 더 다양하고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된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팹은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 △스케치팹 △아트스테이션 마켓플레이스 △퀵셀 라이브러리를 통합해 3D, VFX, 환경 등 모든 종류의 에셋을 위한 단일 콘텐츠 소스로, 메타버스 환경에 들어가는 사물 요소를 자신만의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가령 창작자가 한옥 등 한국적인 배경의 메타버스를 만들고자 할 때 에픽게임즈가 제공하고 있는 사물 요소를 한국적인 분위기로 바꿀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본부장은 한옥 '창원의 집'을 예시로 들어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여러 에셋을 가져와 손쉽게 배치하는 과정을 시연해 보였다.

툴만 있으면 안돼…수익 40% 나누는 경제모델 제시

더불어 박성철 대표는 이날 고품질 툴(UEFN) 외 또다른 진정한 메타버스 실현 조건인 생태계 모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도 소개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은 에픽게임즈가 선보이는 차세대 경제 모델로, 에픽게임즈는 이를 통해 공정한 메타버스 생태계(에코시스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제시한 차세대 경제모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 (사진=안신혜 기자)

에픽게임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통해 수익 분배를 재정립한다. 포트나이트 상점 등에서 얻은 순수익의 40%를 콘텐츠를 창작한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순수익의 40%는 '참여 기반 수익금(Engagement Payouts)'으로 이용자들의 참여도예 비례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는 창작자가 직접 제작한 섬과 더불어 배틀로얄 등 에픽게임즈의 자체 콘텐츠를 활용한 것도 포함될 예정이다.

박성철 대표는 이 같은 수익 모델이 에픽게임즈의 수수료 정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에픽게임즈는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 플랫폼 수수료를 12%로 고정하고 언리얼 엔진에 대한 로열티를 면제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수수료를 과도하게 떼어간다면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에픽게임즈 외 다른 기업이 메타버스 생태계를 쥔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와 관련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광섭 본부장은 "수익금만을 목적으로 저퀄리티 콘텐츠가 남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 개발 기간을 20일 이상으로 잡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간단한 표절 등 편법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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