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is] ①128년 역사…‘까스활명수’ 이을 신사업 확보 절실

/사진 제공=동화약품

국민 소화제 ‘까스활명수(活命水)’ 개발과 함께 성장해온 동화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오래된 상장기업이다. 무려 128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한다. 실제로 동화약품은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에서 국내 최고의 제조회사, 최고의 제약회사, 최초의 등록상표(부채표), 최초의 등록상품(활명수) 등 4개 부문의 기록을 인정하는 인증서를 받았다.

국내 최초 양약 ‘활명수’

국내 제약산업은 1897년 궁중 선전관 민병호 선생이 국내 최초의 양약(洋藥)인 활명수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민 선생은 활명수의 대중화를 위해 ‘동화약방(동화약품)'을 개관했다. 활명수가 최초로 개발된 이 시기에는 민중이 급체·토사곽란 등으로 사망하는 일이 많았다. 이로 인해 활명수는 ‘생명을 살리는 물’로 불리며 만병통치약으로 주목 받았다.

이처럼 깊은 역사를 지닌 활명수는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최근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메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부채표’ ‘활명수’의 브랜드 가치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활명수는 현재까지도 수요가 이어지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활명수는 지난해 약 833억원의 매출을 내며 액상소화제 시장 1위에 올랐다.

동화약품은 국내 최초의 소화제 활명수, 감기약 국내 판매 1위 ‘판콜’, 국민 상처치료제 ‘후시딘’ 등 장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일반의약품(OTC)의 인기에 힘입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판콜에스는 지난해 3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년 연속 감기약 판매 1위를 달성했다. 1980년 출시한 후시딘도 국내 상처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229억원)를 유지하고 있다.

활명수 /사진제공=동화약품

일반의약품 한계…신성장동력 내세워야

다만 상대적으로 유통마진이 낮은 OTC의 한계로 아직까지 연매출 5000억원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숙제로 남았다. OTC의 특성상 도소매약국을 중심으로 하는 내수영업만으로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동화약품은 이를 극복할 만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개(DW6014·DW6017)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하면서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은 5.09%로 전년(6.18%)보다 1.09%p 감소했다. 매출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낮다. 동화약품의 영업이익은 △2022년 299억원 △2023년 187억원 △2024년 134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만 해도 95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231억원으로 뛰는 등 신장세가 가팔랐던 점에 비춰보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인지한 윤인호 대표가 지난해 미용의료기기 전문기업 ‘하이로닉’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실사과정에서 계약이 무산되며 오히려 영업이익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화약품은 인수과정에서 하이로닉에 계약금 120억원을 지불했지만, 하이로닉이 계약해지의 책임이 동화약품 측에 있다는 이유로 계약금 반환을 거부해 현금 흐름마저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동화약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56억원으로 전년(723억원)보다 64.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313억원으로 전년(146억원) 대비 114.38% 증가했다. 현재 동화약품은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추가 인수합병(M&A)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지만, 올해 윤 대표 시대를 맞아 신사업 추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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