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냐고요? 사실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뜻밖의 정체

오해의 시작, ‘너무 잘해서’ 생긴 일

배우 이정현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일본 육군 부사관 ‘츠다 하사’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강한 억양, 유창한 일본어, 표정 하나까지 낯설지 않게 구현된 연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그를 일본인 혹은 재일교포로 오해했다.

그럴 만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임진왜란 1592’, ‘박열’, ‘자전차왕 엄복동’ 등에서 일본인 역할을 여러 번 맡아왔다.

배우 이정현이 일본인 캐릭터에 특화된 배우로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하지만 실제 출신은 전라북도 김제

실제 이정현은 일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다녔다.

대학교는 경기도 용인으로 진학했고, 일본어는 교환학생 시절 유도를 배우며 1년간 일본에서 익힌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회화 중심의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했고, 그게 지금의 연기에 도움이 된 셈이다.

더 흥미로운 건, 그의 가족 배경이다. 아버지는 직업 군인, 외가는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 집안. 어떤 면으로 보나 ‘일본인’과는 정반대의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데뷔는 CF 공모전 대상… 그것도 일본 브랜드

이정현의 연예계 진입도 독특하다. 2014년, 일본 남성용 왁스 브랜드 ‘갸스비’에서 주최한 CF 공모전에서 국제 학생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역시 ‘일본 이미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경험을 쌓았고,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대중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게 된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력

이정현은 일본인 역할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후 출연작들을 보면 그의 의도가 분명하게 보인다.

2020년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서는 다층적인 정서를 가진 배역으로 등장했고, 웹드라마 ‘신병’에서는 코믹한 군대 이야기의 중심 캐릭터를 맡았다.

실제보다 이미지가 앞서는 시대, 이정현이 보여준 사례

이정현의 경우는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이미지가 먼저 고정된 흔치 않은 사례다.

하지만 그는 그런 오해를 억울해하거나 피하지 않고,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그가 일본어를 쓰는 배우가 아닌, 역할마다 진심을 다하는 배우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선택과 작품 속에서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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