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2023년 추석과 2024년 추석

최우석 2024. 9. 1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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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년 전과 현재 역시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중도·보수 인사다.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정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재명 1기 체제와 다르게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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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말이다. 정치가 상황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바뀔 수 있고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빗댄 말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하는 정치가 1년이 지나면 그만큼 더 새로운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큰 선거를 여러 번 치렀다면 말할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년 전과 현재 역시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당 통합에서 중도확장으로

2023년 추석 이재명 대표에 당면한 과제는 당 통합이었다. 2023년 9월 21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사태로 민주당은 분열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이 대표 지지층과 당 주류에서는 ‘가결파’를 색출해야 한다는 분노가 일었고, 원내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2023년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27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구속영장 기각은 다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곧이어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17%p를 넘는 차이로 압승했다. 이후 복귀한 이 대표는 가결파에 대한 문책보다 당 통합을 강조하며 이재명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하였다.

지난 2023년 9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2024년 이 대표의 과제는 ‘중도확장’이다. 지난 8·18 전당대회에서 85%가 넘는 득표율로 당내 지지를 확인한 이 대표는 지지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하는 등 친문과 친노를 향한 메시지를 주는 한편 이상돈 전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달아 회동했다.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중도·보수 인사다. 김 전 비대위원장 역시 거대양당에서 모두 총선 승리를 진두지휘한 대표적인 중도층 인사로 꼽힌다. 이 대표는 향후 각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조언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여투쟁에서 민생 성과로

지난해 이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해 강력한 투쟁을 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국정기조 전환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 만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에도 지속해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4·10 총선에서는 윤석열정부 심판론으로 ‘이·조 심판론(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앞세운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에 크게 승리하며 헌정 사상 최초 제1야당 단독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대여투쟁노선이 큰 성과로 돌아온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 인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추석을 앞둔 이 대표에게는 대여투쟁을 넘어 민생성과라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정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재명 1기 체제와 다르게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터다. 대통령 거부권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으로 꼽힌다. 절대다수를 확보한 야당이 법안을 단독처리하고 국회법을 활용해 청문회를 열어도 3분의 2라는 재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한다. 전세사기 특별법과 간호법도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었다. 민주당은 당장 19일 지역화폐법과 김건희 여사·순직해병대원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린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추석 밥상 여론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해법은 이 대표가 찾아야 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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