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한국에서 벌고...쿠팡 김범석 "어디에 세금 낼지 모르겠다"

쿠팡 김범석, 5천억원대 보유주식 매각 계획…200만주는 기부
전체 보유 주식의 9.7% 처분…"세금 납부 등 재정적 요구 충족 목적"

김범석 쿠팡 의장이 한국에서 돈을 벌고, 세금은 어디에 낼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비난을 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범석 의장이 자신이 보유한 '클래스 B' 보통주를 '클래스 A'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 1500만주 매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보유 주식 200만주는 자선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의장. / 쿠팡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 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이다. 쿠팡주주 가운데 김 의장만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이날 김 의장이 보유한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보통주로 바꿀 경우 교환비율이 1대 1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는 현재 1억7480만2990주의 클래스 B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장이 매각하고,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주식은 이 중 약 9.7%에 해당한다. 이날 종가(주당 24달러)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1400원으로 계산하면 매각액은 5000억원가량이다.

쿠팡은 김 의장의 주식 매도 이유에 대해 납세를 비롯한 재정적 요구와 기부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주식을 매도해도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김 의장이 주식 매각과 기부 이후 남은 1억5780만2990주를 앞으로 계속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며, 최소 내년까지 추가 주식 매각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김 의장이 어느 국가에 세금을 낼지, 자선 기부를 어디에 할지 등을 밝히지 않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게 없다"고 밝힌 점에서 불거졌다.

한국인이라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미국인이 미국에 상장한 회사를 팔아 어디에 세금을 어디에 낼지 뻔하다는 것이다. 김범석 의장은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이다. 1978년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7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후 귀화했다.

다수의 한국 증시 관계자들은 미국 국적에 미국에 거주하는 김 의장이 미국에 상장한 주식을 매도하면 당연히 미국에 세금을 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돈은 한국에서 벌고 세금은 미국에 내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처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아무리 미국 국적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돈을 번 만큼 한국에서 기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김 의장의 주식 매각 절차는 오는 11일 시작돼 내년 8월 29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미국 증권거래법은 기업 임원이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을 막고자 미리 매각할 주식 수량과 기간 등을 확정해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김 의장도 주식 대량 매각 계획을 사전에 밝힌 것도 이 의무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김 의장이 주식매도 계획을 발표하면서 쿠팡 주가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일보다 10.7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