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이탈 첫 주말…응급실 '빨간불' 상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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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대병원 소아 전용 응급진료센터 앞.
응급 환자 후송을 마친 119구급대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전날 밤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나온 40대 박 모 씨는 "고1 딸이 응급실 진료를 받았는데 의사들 파업 때문에 입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며 "소아 환자들 위주로만 입원을 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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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거부 사례 속출…"이번 주말 골든타임"
(서울=뉴스1) 이기범 박혜연 기자 = "지금은 응급 환자가 수속되긴 하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24일 오전 서울대병원 소아 전용 응급진료센터 앞. 응급 환자 후송을 마친 119구급대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응급실 포화가 지속하면서 앞으로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첫 주말.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병원은 응급실은 '빨간불'(사용 가능한 병상수 50% 미만) 상태가 이어졌다.
응급의료포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대병원은 26개 일반 병상이 모두 가동 중이다. 4명의 환자는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4명의 응급 환자가 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다. 두 병원 모두 소아 응급실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의료계는 이번 주말이 파국 기로에 선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본다. 정부와 의사 집단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하면서 환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전공의 이탈 사태 첫 주말…환자 불안 가중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A 씨(67·남)는 "황달이 심해져 병원에 왔는데 CT 촬영이 자꾸 지연되니 수술도 밀리고 다 꼬이고 있다"며 "의사들은 사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데 밥그릇 싸움하자고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신마비 환자 간병인인 천 모 씨(70·여)는 "기존에는 전공의들이 돌아가면서 주의사항과 환자 관련 지시를 전달해 줬는데 이들이 빠지니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전신마비 환자는 해야 할 게 많은데 당장 주말에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응급실 환자들은 대기가 길어지면서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입원은 대부분 거절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밤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나온 40대 박 모 씨는 "고1 딸이 응급실 진료를 받았는데 의사들 파업 때문에 입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며 "소아 환자들 위주로만 입원을 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거동이 어려운 남편의 휠체어를 밀며 응급실에서 나온 80대 여성 B 씨는 "여기서는 입원이 안 된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더라"며 "세브란스병원에 계속 다녔는데 다른 데로 가라고 하니 너무 불편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소아과 환자를 둔 부모들도 사태가 지속되면서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을 찾은 30대 여성 정 모 씨는 "두 살 아이가 대장 문제가 있어 수원에서 여기까지 진료를 보러 왔는데 진료나 수술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며 "주변에 주사 치료를 받는 애들은 의사 파업 이후 3시간까지 기다릴 때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 "정부 정책 강행하면 더 큰 의료 대란"
의사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밀어붙일 경우 더 큰 의료 대란이 올 거라고 경고한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50대 교수는 "아직은 의료 대란까진 아니지만 교수까지 나가면 정말 의료가 무너질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나가는 걸로 끝나지 않고 정부가 계속 이러면 교수들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말이 사태의 골든타임"이라며 주말 동안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파국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전공의들이 납득할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들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94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78.5%인 889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69.4%인 7863명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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