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휩쓴 허리케인에 최소 17명 사망, 210만가구 정전

김나영 기자 2024. 10. 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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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허리케인 밀턴이 강타한 미국 플로리다주 리티아에서 홍수가 발생해 버스가 물에 잠겨 있다./A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를 휩쓴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집계됐다. 지난 9일 플로리다에 상륙한 밀턴은 현재 열대성저기압으로 약화됐지만 이후에도 폭우와 강풍을 동반해 사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NBC는 12일 플로리다주 세인트 루시 카운티에서 사망자가 5명 늘어나 밀턴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7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는 기록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선 3시간 동안 228.6㎜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이 지역 3개월 평균 강우량이다. NBC는 확률상 10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강우량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플로리다 지역에서 214만8000여 가구 및 상업시설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구조 당국은 홍수에 고립된 수백 명에 대한 구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전날 저녁 탬파에서는 민간 비영리 구조 단체가 2세 영유아와 임신부를 포함한 7명을 구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구조대원 1000여 명과 함께 구호 식량 2000만 명분, 식수 4000리터를 보냈다.

9일 상륙 당시 밀턴의 허리케인 등급은 1~5등급 가운데 중간인 3등급이었다. 다만 상륙 약 90분 만에 더 낮은 2등급으로 떨어졌고, 다음 날 새벽에는 가장 약한 1등급까지 약화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일부 지역에서 강우량 450mm까지 기록된 폭우로 곳곳에 피해를 남겼다. NBC에 따르면, 최소 340만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밀턴은 이날 플로리다만 관통한 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갔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허리케인의 위력은 기후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인 WWA는 이날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 밀턴의 강우량을 20∼30% 늘리고 바람의 위력을 약 10%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이 단체는 허리케인이 지구 온난화로 전보다 뜨거워진 해양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으면서 단시간에 급속히 힘을 키우면서 폭풍의 위협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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