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쿠릴열도 방문을 놓고 러시아와 일본이 정면충돌하며 양국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3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일본이 즉각 강력 항의하자 러시아는 "뻔뻔스러운 간섭"이라며 맞받아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미 얼어붙은 러일 관계가 한층 더 악화될 조짐이다.

푸틴, 이투루프섬 전격 방문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 이투루프섬(일본명 에토로후)을 찾아 수산물 가공단지 ‘야스니’의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러시아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 메드베데프·미슈스틴 등 총리·대통령급 인사가 다섯 차례 찾은 적은 있다.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방문에 일본은 크게 반발했다.

日 "역사적·국제법상 우리 영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잇달아 성명을 내고 "에토로후를 포함한 북방영토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 영토"라며 항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방문이 일본 내 대러시아 여론을 더욱 약화시키고 관계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고 규탄했다. 일본은 2024년 푸틴이 방문 의향을 밝힌 이후 줄곧 자제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러 "정치적 근거 없는 모욕"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일본 당국자들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지까지 간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치적으로 근거가 없고 모욕적이며 법적으로 무효인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일본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양국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릴열도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0년 가까이 러일 간 미해결 영토 문제로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협상 동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번 방문은 양국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