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의 '이상한 해외출장'... 나만의 제복 입고 1000km거리 국립공원서 '인증샷'

제주방송 신동원 2024. 10. 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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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이 김종욱 해경청장만을 위한 '국제행사용 여름 제복'을 별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날(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한·싱가포르 해양경찰 해양안보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 김 청장이 착용한 복장은 해경복제규칙에도 없는 청장 1인용 제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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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규정에 없는 청장 전용 반소매 제복 제작
캐나다 국제회의 땐 총회 빠지고 국립공원 방문
문대림 "해경 명예 실추 청장 일탈행위 감사 필요"
해경청 "행사용 여름정복 , 국제 관행 따른 것
청장 총회 불참, 국장이 대신 참석" 해명
지난해 9월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관광 당시 촬영한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사진 (문대림 의원실 제공)


[기사보강=2024년 10월21일 오전 10시30분] 해양경찰청이 김종욱 해경청장만을 위한 '국제행사용 여름 제복'을 별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청장은 규정에 없는 해당 제복을 입고 국제회의에 참석했고, 청은 뒤늦게야 관련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또 김 청장은 캐나다 출장 때 회의 폐막식 등에 불참하고 회의장에서 약 1000km나 떨어진 유명 국립공원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날(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한·싱가포르 해양경찰 해양안보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 김 청장이 착용한 복장은 해경복제규칙에도 없는 청장 1인용 제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양경찰을 대표하는 청장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해경 규정에도 없는 옷을 임의로 만들어 착용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해경은 해당 회의 이틀 뒤인 3월 21일에야 '하정복 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개정 계획을 보고하고, 6월 17일에 특수직무경찰관 복제규칙 개정을 완료해 사후적으로나마 근거를 마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월에 제복 시제품이 해경에 인도됐고, 김 청장은 해외출장에서 여러 차례 해당 시제품을 착용했습니다. 다른 간부들의 복장은 그대로였습니다. 실제로 해경 내부에서는 블라인드 등 창구를 통해 청장만을 위한 복제규칙 개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 북태평양 해양치안기관장 포럼 참여국가 기관장 단체사진. 김종욱 해경청장이 빠져 있다. (문대림 의원실 제공)


특히, 김 청장이 국제회의 기간에 '문화탐방'을 명분으로 사적 관광을 했다는 사실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문대림 의원실이 해양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김 청장은 지난해 9월 18일부터 5일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3차 북태평양해양치안기관장회의(NPCGF)에 참석했지만, 총회와 폐막식에 불참하고 행사가 열린 시각에 캘거리주 밴프 국립공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청장은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본인의 소셜미디어프로필 사진에도 게재했습니다.

김 청장은 밴프 국립공원에서 1박 후 밴쿠버로 돌아와 직원격려차 2시간 가량 여객선을 타고 '빅토리아섬'로 방문했습니다. 당시 출장명단에 있던 경찰 직원 2명이 수행과 통역을 위해 밴프와 빅토리아섬을 함께 찾은 것으로 알려져, 사적행사에 공무원을 동원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시 해경 출장 계획서에는 김 청장이 밴프 국립공원으로 떠난 3월 20일 13시 30분은 '행정시간'으로 명시됐고, 실제 이 시간에 김 청장을 제외한 전문가 그룹은 실무그룹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또 빅토리아섬을 방문한 이튿날 오전 9시부터 NPCGF의 총회, 전문가 그룹 발표, 마무리 총평, 단체 기념촬영 등이 이어졌지만 김 청장은 불참했습니다.

아울러 김 청장은 올해 8월 베트남 출장 당시 배우자를 동행시킨 사실 또한 드러습니났다. 베트남 정부에 2척의 함정을 무상양여하는 행사에 배우자와 함께 초청돼 방문했다는 설명인데, 최근 10년간 해경청장이 배우자를 동반한 해외 출장을 간 건 이 경우가 유일했습니다. 문대림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해양경찰청장의 국외 공식방문 일정에 배우자를 동반한 사례는 최근 10년간 전무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의원은 "김 청장은 관광을 위해 국제회의에서 중도 이탈하고, 규정에도 없는 혼자만의 제복을 만들어 해외에 다녀오는 등 해경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감사원 감사 등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해경청은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JIBS에 '설명자료'를 보내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먼저 '국제행사용 하정복'은 국제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해경청은 "'국제행사용 하정복'은 다수 외국 해양치안이 하얀색 제복을 입는 국제적인 관행에 따라 올해 시범 도입했다"며 "무더운 여름철 국제행사 시 현재 검은색 긴팔 정복은 불편하고, 타국의 하절기 복제와 상대국 하(夏) 예복 예양에 맞게 착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연초에 국제행사에 착용하기 위해 시제품을 제작해 시범 착용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령개정 계획을 수립하기도 전인 2월에 시제품 제작 및 실제 착용이 이뤄진 건에 대해선 "시제품 제작과 복제 규정 개정이 동시에 진행됐고, 하절기 국제행사를 고려해 시범 착용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캐나다에서 열린 북태평양해양치안기관 포럼 중 김 청장이 총회 등에 참석하지 않고 밴프 국립공원을 방문한 건에 대해선 방문 사실을 인정하며, 청장 대신 부단장인 국장을 참석하도록 했다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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