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력 없이 올린, 세븐틴 ‘민규’의 사진이 불러온 참혹한 결말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니스트 2024. 9. 1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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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흥분된 마음으로 게재한 사진이 이렇게 끔찍한 사태를 불러일으킬 줄은, 그 혹은 그녀 자신도 전혀 몰랐으리라.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아마도 세븐틴에, 민규에 어느 정도 흥미를 느끼고 지켜보던 사람이었고(만약 팬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실수다), 그렇지 않더라도 유명한 스타이니까, 아무튼 이런 엄청난 화제성을 지닌 인물이 자신의 일터에 촬영차 방문했고 심지어 그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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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그저 흥분된 마음으로 게재한 사진이 이렇게 끔찍한 사태를 불러일으킬 줄은, 그 혹은 그녀 자신도 전혀 몰랐으리라. 여러 소셜 플랫폼이 제 기능을 더없이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오늘, 그만큼 실수나 잘못에 관해, 설사 무지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은 더없이 엄혹해졌음을 잊지 말아야 할 테다.

그룹 세븐틴 ’민규‘의 광고 촬영 사진을 자신의 SNS에 무단으로 게시한, 어느 화장품 회사의 직원 A씨가 결국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다. 관련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으로, 어쩌면 직원 A씨로서는 인생에 있어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을, 상당히 치욕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그 혹은 그녀는, 어쩌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을까.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아마도 세븐틴에, 민규에 어느 정도 흥미를 느끼고 지켜보던 사람이었고(만약 팬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실수다), 그렇지 않더라도 유명한 스타이니까, 아무튼 이런 엄청난 화제성을 지닌 인물이 자신의 일터에 촬영차 방문했고 심지어 그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월요일 아침을 힘들게만 했던 직장이 황홀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 것인데. 이토록 특별한 순간을 눈으로만 담을 순 없고 재빨리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기록을 남겼겠다.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밖에 없는 게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적지 않은 사람들 또한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문제는 이제부터다. 하필이면 당시 민규가 촬영한 내용이 샤워하는 장면이었던 것. 비록 상의만 탈의했다고 하나, 개인적으로든, 어떤 이유로든 본 작업과 무관한 형태의 사진이 찍히는 건, 아무리 대중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도록 요구받는 스타라 할지라도,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임이 분명하다. 즉, 적어도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스마트폰을 들어서는 안 되었다는 소리다.

그런데 직원 A씨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찍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담아온 유명 스타의 사진이 불러올 즐거운 파장만을 상상하며, 그 상상에 취해 조금의 고민도 없이, 그냥 게시해 버린 거다. 그 혹은 그녀가 고려한 게 있다면 올릴 타이밍, 하나라고 할까. 안타깝게도 해당 사안에 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븐틴, 민규의 사진이 일으킨 파장은, 직원 A씨가 무얼 상상하고 기대했든, 그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 단지 역방향이었을 뿐. 이 거대한 역풍은 그 혹은 그녀를 맡고 있던 직장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 조처를 기다려야 하게끔 만들었다. 현재 피의자 신분까지 더해졌으니 그 혹은 그녀가 맞이한 결말은 생각보다 더 참혹했고 참혹할 예정이다.

이보다 더욱 공포스러운 사실은 비단, 직원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손쉽게 사진을 찍고 손쉽게 퍼뜨릴 수 있는 통로를 바로 곁에 두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매 순간 사려 깊은 분별력과 자기 검열의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그러나 실수 중엔 돌이킬 수 없는, 치러야 할 대가가 무거운 게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여, 자신도 모르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선택은 피하도록 직원 A씨의 이야기를 타산지석 삼아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록시땅코리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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