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파업 털고 정상화 '변속기 믹스개선' 재시동

현대트랜시스 동탄 연구센터 /사진=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4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저조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약 한 달여간 파업을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노조 파업을 끝내고 정상근무에 들어간 만큼 모기업 믹스개선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믹스개선 전략이 속도를 내 고부가가치 부품(변속기·액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트랜시스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변속기(승용)의 70%, 액슬(승용)의 40% 이상을 생산, 판매하는 과점사업자다. 현대차·기아의 차량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변속기)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만큼 모기업 판매 실적에 매출 및 수익 규모가 연동된다.

현대차 IR, 현대트랜시스 감사보고서(단위:천원, %)

현대차·기아, SUV로 믹스개선…부품 값 올라 수혜

현대트랜시스의 실적이 개선된 시점은 2019년이다. 당시 현대차·기아는 고부가가치(SUV, 제네시스) 및 친환경(하이브리드)을 많이 판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변속기·액슬 등 핵심 부품의 고급화도 함께 진행했다. 또 현대파워텍·현대트랜시스로 이원화됐던 변속기 사업을 현대트랜시스로 통합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믹스개선으로 현대트랜시스의 실적 및 고부가화도 함께 이뤄졌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2018년 35.8%에 불과했던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은 지난해 56.1%로 급등했다. 같은 시기 현대트랜시스가 판매한 승용 변속기 가격은 106만원에서 127만원으로 20.2% 올랐다. 승용 액슬 가격은 39만원에서 20.9% 인상된 47만원이 됐다. 저단변속기를 탑재한 신차가 줄고 고단·하이브리드 차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낙수효과는 현대트랜시스의 외형 확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9조5532억원, 2054억원이다. 2018년 연간실적 대비 매출은 123.9%, 영업이익은 42.8% 늘었다. 제품 대부분이 모기업 계열사에 납품되는 만큼 믹스개선 전략의 혜택이 컸다.

/자료= 현대트랜시스 사업보고서

5월까지 고단·하이브리드 변속기 추가 생산…파업 수습

현대트랜시스의 실적은 모기업 완성차 제조사들의 판매량과 연동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전 분기보다 낮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8일부터 11월9일까지 한 달여간 파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변속기 재고가 줄고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추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다행인 점은 현대트랜시스 노사가 임단협을 타결하고 올해부터 정상가동된다는 것이다. 또 운영 중인 5개 공장 가운데 4곳에서 연장근무에 합의하는 등 생산효율성 개선 준비도 마쳤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충남 서산 지곡공장의 연장가동 계획이다. 지곡공장은 △자동변속기 △하이브리드 변속기 △무단변속기(IVT, CVT)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변속기 사업장이다. 주요 품목은 △5단 하이브리드 변속기 △8단 전륜 변속기 △8단 후륜 변속기 등이다. 신형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스포티지 등에 장착되는 부품들을 생산한다.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변속기 생산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준중형 및 중형에 한정됐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 내 대체불가한 핵심 사업을 맡은 만큼 중요성이 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은 현대차·기아의 판매량과 동행한다"며 "실적개선의 핵심은 생산성 및 효율 유지"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