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톡스의 조직 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1년 새 미등기임원 수가 20% 가까이 줄어든 데 이어 최근 직원 이탈율도 가파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에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올해 연봉 인상률도 낮았다는 내부 불만까지 제기되면서 핵심 인력 이탈로 불거진 조직 리스크가 직원층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미등기임원 19% 이탈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미등기임원 수는 작년 말 26명으로 전년 32명에서 1년 새 6명 줄었다. 비율로는 18.8%이다.
임원 이탈이 여러 핵심 부문에서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등기임원으로 변경된 1명을 제외하고 글로벌사업부와 바이오뷰티사업부뿐 아니라 대외협력본부,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 일부까지 지난해 말 명단에서 제외됐다. 회사의 사업 확장과 브랜드 운영, 경영전략, 대외 현안 대응을 맡는 조직 곳곳에서 임원 공백이 생긴 셈이다.
이 같은 핵심 인력 유출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말 명단에 포함됐던 유승한 이사대우는 올해 1월30일, 이우선 상무이사는 올해 3월17일 각각 퇴임했다. 유 이사대우는 Channel Biz 사업부를, 이 상무이사는 개발본부 프로젝트사업관리팀을 맡았다. 채널 사업과 개발 프로젝트 조직에서도 추가 이탈 흐름이 확인되면서 조직 안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메디톡스가 미국 품목 허가 재도전과 해외 매출 회복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임원진 이탈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메디톡스는 2013년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을 앨러간에 기술이전했지만 앨러간을 인수한 애브비가 2021년 권리를 반환하면서 직접 미국 허가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신청서를 냈으나 이듬해 2월 특정 검증 시험 보고서가 미비해 본심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재신청 준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매출 회복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메디톡스의 톡신·필러 합산 매출은 2146억원, 이 중 수출은 1277억원이었다. 비중으로는 59.5%로 전년 61.4%보다 1.9%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경쟁사인 휴젤은 톡신·필러 해외 매출이 2685억원으로 전년보다 22.0% 늘었고 대웅제약 나보타 수출은 193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4.4%를 차지했다.
보상 불만에 직원층 집단 퇴사 증언도
직원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인력 이탈 우려는 더 커진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말 재직자 수는 753명으로 전년 말 776명보다 23명 줄었다. 전체적인 감소율은 3.0%에 그치지만 퇴사율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내부 증언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작년 한해 간 퇴사자 수는 170명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재직자 수 753명과 비교하면 네 명 중 한 명꼴에 가까운 규모다.
메디톡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에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올해 연봉 인상률도 3~4% 수준에 그쳤다는 불만이 있다"며 "보상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퇴사를 고민하거나 실제 회사를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메디톡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473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2% 늘며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5.3% 줄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회사는 올 1분기에도 매출 607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냈다. 매출은 5.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6% 증가했다.
메디톡스 측은 퇴사율을 보상 불만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연간 퇴사자 비율이 20% 이상이라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어느 기업이나 직원들의 불만은 있기 마련"이라며 "퇴사율을 보상 불만 등 특정 이유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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