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의국내 여행을 계획해본다면 어느 지역으로 갈지가 가장 큰 관건일 것이다. 누구와 몇 일 일정으로 어떤 목적으로 갈지 고민하는 것도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즐거움 중에 하나라고 한다. 호텔, 리조트, 펜션을 예약했다면 하루 일정의 마무리는 대부분 숙소로 돌아와서 일 것이다. 간만에 바람을 쐬는 사람이라면 고기와 술 외에도 지역의 맛집을 들러 먹거리를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계획을 갖지 않아도 의외로 재미있는 여행은 충분히 가능해진다. 하지만 저녁 시간 주말에 숙소를 찾는 일은 그리 녹록치 않은 문제이다. 숙박 시설이 없어서가 아니라 허름하거나 시끄럽거나 시내 안 쪽에 위치해 있다면 불편해서이다. 특히 아이들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숙소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진다.
캠핑카나 카라반을 사면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카라반, 캠핑카를 낯선 지역에서 세울 수 있는 장소를 찾아 헤매야 할 것이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아주 커다란 문제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지역의 캠핑장을 검색하고 예약을 해서 정해진 캠핑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캠핑장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캠핑은 알게 모르게 인기있는 주말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만에 하나 지역별로 이런 캠핑카, 카라반, 텐트 캠핑이 가능한 명소가 하나씩 있다면 우리의 캠핑 문화와 레저, 주말 풍경은 달라질지 모른다. 대략 5만 대의 등록된 RV가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시, 군 행정 단위별 50~100대씩만 소화를 해주어도 캠핑에 대한 장소 걱정은 잊지 않을까 한다. 물론 사설 캠핑장과 개인 사유지 등을 포함한다면 더 줄어들어도 된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는 비슷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다면 1~2시간 내의 캠핑장은 주말이면 발디딜틈조차 찾기 힘들고 차라리 3~4시간을 달리면 그나마 여유로운 공간을 만날 순 있다. 하지만 모두의 여행 패턴이 같을 순 없고 출발 시간과 소요되는 시간도 갖을 순 없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하면 고속도로의 정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말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더욱 막히고 시간은 2배를 넘어가기 쉽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잘 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카라반, 캠핑카 여행은 나이와 여건에 따라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핑카 여행은 집에서 생활하던 그대로를 축소한 모습이기에 모두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아이들이 갈아 입을 수 있는 옷가지가 있고 장난감이나 책, 크레파스가 있어 지루할 경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쉴 수 있다. 바닷가나 물놀이를 마쳤다면 간단하게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 후 밥을 먹이고 편안하게 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거나 이동하지 않아도 캠핑카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없는 연인이나 친구 사이라도 캠핑카는 그들만을 위한 아지트이자 레스토랑이 될 수 있고 숙소이자 카페가 될 수 있다. 본인들의 취향에 맞추어 음악을 듣거나 근사한 요리를 만들고 영화를 보거나 화롯불을 바라보며 이야기 꽃을 피울지 모른다. 이런 문화를 이해하고 지킨다면 말이다.
노년의 부부는 캠핑카가 움직이는 별장이자 삶의 낙일지도 모른다. 조용한 공간에 캠핑카를 세우고 산책을 한다거나 지인들을 만나고 장을 본 후 나에게 가장 익숙한 이 곳에서 맛있는 저녁 한 끼를 만들고 먹은 후 잠을 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캠핑장에 가지 않더라도 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과 가고 싶은 장소는 무궁무진할지 모른다. 삶의 연륜과 주민들과의 교류, 입담을 통해 하루 머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식당에서 물을 받거나 비우는 것쯤은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낯선 이들에게 그런 호의를 베푸는 일도 예전만 못하고 캠핑카, 카라반에 대한 인식도 호기심보다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 전 그 누군가가 이들에게 이런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학습된 효과일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시간이 남는다면 가보지 못했던 전국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다. 명절에만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자식들을 찾아다닌다는 부부도 있으니 말이다. 그들은 가끔 집에 들린다고도 했다. 그들에게 캠핑카는 움직이는 또 하나의 집이다.
현실은 단점 투성이다. 사는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꿈이었음을 느낄지도 모른다. 막상 주차장에 캠핑카를 세우니 동네의 누군가가 뛰어나온다. 부녀 회장이란 사람의 첫 마디가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 캠핑카대면 안돼요." , "여기 주민이구요, 아침 일찍 나갈겁니다." ....
이건 주차 구획에 '정확히 세웠다', '벗어났다'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갱이 끝에 저녁 늦은 시간부터 아침 일찍까지 세울 수 있었고 주변 차량에 하나도 피해를 준 것은 없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는 확실했다. 만약에 당신이 캠핑카, 카라반을 사려고 한다면 이 에피소드는 당신의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반드시 주차, 보관할 공간을 확보하고 구입하길 권한다.

같은 캠핑카, 카라반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도 야외에서 지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차 안에서 간단하게 잠을 자고 이동하고 여행하며 쉬는 사람은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거나 관심을 끌지 않는다. 이를 스텔스 모드라 부르기도 한다. 차에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경우 스텔스 모드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고 한강 시민 공원이나 관광지 주변 어디서든 주차만 제대로 해 놓았다면 여행을 이어나가도 된다. 반면 나는 캠핑하러 왔소라고 알리듯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이럴 생각이라면 당당하게 캠핑장으로 가서 맘껏 즐기길 바란다.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이런 세팅을 하는 사람은 기본이 안된 경우이다. 사진상의 공간은 오토 캠핑장 내돈내산 사이트이기 때문에 어떤 세팅을 하든 상관없지만 노지는 캠핑장이 아니며 이런 행위 자체가 불법이 된다. 화기 사용, 취사 행위, 캠핑카 주차 행위, 오폐수 무단 방류 등 온갖 규정을 다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다. 내가 가져온 것은 모두 되가져가기, 원상태로 만들어놓고 돌아가기 등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차라리 최소한의 장비와 간소한 식단 등으로 쓰레기며 물 사용을 줄이는 본인의 노하우가 요구된다.
수천만 원짜리 캠핑카, 카라반을 사고 단돈 몇 만원 아끼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신의 행동 하나는 모든 알비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신은 대한민국 알비어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동이 모든 알비어를 대변하고 있다.

가장 심플한 것이 가장 멋스럽다.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야지 굳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나 멋지지'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라 보인다. 노지에서 캠핑카를 자랑하는 듯한 행동은 상황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노지는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다. 그 누군가의 독점적인 점유와 알박기 등의 행위는 반드시 규제 되어야 한다. 아니 처벌 받는 것이 당연하다.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가 시행 중이고 캠핑카, 카라반, 캠핑을 위한 시설이나 공간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일부 브랜드를 제외한다면 일본 캠핑카들은 확장형보다 아주 작은 공간 내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자동차 한대와 거의 동일한 조건을 보인다.

캠핑카의 장점과 단점은 알비어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있어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캠핑카, 카라반 활용에 있어 '움직이는 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처리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